가짜 영매사 - 수상한 퇴마록 토마토미디어웍스
아즈미 라이도 지음, 박주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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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사 혹은 퇴마사라고 하면 남들은 보지 못하는 귀신이나 유령을 보고 그것들을 퇴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를 말한다.

자신이 이렇게 남들과 달리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면 생각도 하기 싫을 만큼 끔찍한 일이지만 이게 남의 일이라고 한다면 그것만큼 흥미롭고 궁금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소재로 한 작품도 꽤 있는데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은 가짜 영매사 다.

하지만 아무 능력이 없는데 자신을 영매사라고 하는 건 아니고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이를 퇴치할 수 있는 능력은 없는... 이른바 살짝 어설픈 영매사라고 할까

주인공 구사비 주조는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십분 이용해 사람들을 적당히 속이고 자신의 능력을 과장해 돈을 벌고 있지만 사실 그가 가진 특기는 귀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사람들을 관찰해 거기에서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야기는 네 편의 에피소드 즉 네 번의 퇴마가 나온다.

구사비는 각자 원하는 바가 있어 현재의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는 귀신들... 그리고 그런 귀신들이 하는 행동이나 소리로 인해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로 인해 사연 있는 집 혹은 건물이 된 곳에서 그들을 몰아내는 걸로 밥벌이를 하는 영매사 다.

구사비는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그들이 왜 이런 처지가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지금 있는 곳에서 떠나 원래 가야 할 곳으로 떠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그들의 사연을 들어준다.

여기서 작가는 미스터리적 요소 호러적인 요소에 유머와 감동까지 섞어서 매력적인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언제나 회사와 가정에서 성실하게 일할 줄 밖에 몰랐던 가장이 왜 낡은 페 건물에서 유령이 되어 떠날 수 없는지를 파헤치다 뜻밖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단 한 번만이라도 보기 위해 살던 곳에 머물게 된 부유 령의 집념 어린 사랑을 그리고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혼자 남은 형제를 지켜주기 위해 이승을 떠나지 못한 형제의 사랑을 그리고 있으며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누군가의 애착과 집념이 모여 귀신들의 무덤처럼 변해버린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렇게 각 에피소드에는 억울하거나 안타깝거나 가슴 아픈 죽음의 사연이 있어 떠나야 할 사람들이 지박령이 되고 부유령이 되어 떠도는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우리의 주인공인 구사비는 이런 귀신들을 볼 수는 있어도 퇴치할 능력은 없다.

그렇다면 과연 구사비는 어떻게 귀신들의 욕구와 희망을 해결해서 이승을 떠나게 할 수 있는가 하면 여기에 그의 탁월한 통찰력과 추리력이 제 빛을 발해 그들이 원하는 걸 들어주게 되어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만 작가는 모든 에피소드에 생각지 못한 반전의 키를 숨겨두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영매사가 아닌 탐정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구사비의 활약이 빛을 발한다.

더불어 그의 곁에서 귀찮은 걸 모른 척 외면하고 돈만 밝히고자 하는 그를 혼내고 가르치며 제대로 된 길로 인도하는 또 다른 주인공인 미유키라는 존재가 있어 이야기가 더 아기자기한 맛을 더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술술 읽히고 소설적 재미도 좋은...전형적인 일본의 라이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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