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또 내일 또 내일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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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또다시 시작하는 게 영원히 이어진다는 걸 보고서 막연히 판타지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당연하게도 나의 이런 짐작은 틀렸고 수많은 가능성을 앞에 두고 힘들어하고 실패하기도 하면서 성장해가는 청춘소설이었다.

단지 이들이 몰입하고 청춘을 불태운 건 어른의 입장에선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은 하나도 끼치지 못한다는 게임이라는 것만 다를 뿐...

하지만 하나의 완성된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주인공과 그 주변 사람들이 들이는 공과 노력 그리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임 속 세상은 막연하게 게임은 해롭다는 나의 인식을 한참 벗어나고 있었다.

주인공인 샘과 세이디는 처음 병원에서 만났을 때부터 게임으로 의기투합해 거의 평생을 함께 하는 사이가 되지만 둘이 처음으로 만든 게임 이치고의 대성공은 오히려 둘 사이에 오해를 만들어 서로 멀어지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둘은 서로가 함께 만들 때 시너지가 올라가는 걸 알기에 서로 힘을 모아 게임을 만들고 이런 와중에 또 다른 친구인 마크스가 합류함으로써 완전체가 된다.

하지만 처음 게임의 성공으로 기뻐했던 것도 잠시... 회사를 설립해서 새 게임을 만들고 판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주고 모든 걸 공유하면서 비밀이 없었던 두 사람 사이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샘은 원래부터 불안전했던 한쪽 다리를 끝내 잃어야만 했고 이로 인한 좌절감을 누구와도 나누려 하지 않으려 하면서 세이디에게도 벽을 세웠는 가 하면 세이디는 자신이 만든 이치고를 세상 사람들이 샘의 작품으로 알고 있는대서 오는 질투로 인해 샘과 거리를 두게 된다.

처음 그들이 서로 의기투합해서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기 된 게 그들 모두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어떻게 해도 주류에 편입할 수 없는 아웃사이더라는 한계 때문이었다면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서로 조금씩 멀어지게 된 계기 역시 이와 큰 차이가 없다.

아니 어쩌면 두 남자와 한 여자라는 팀의 구성은 처음부터 이런 결과를 예견하는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서로 의식하진 않았지만 같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서로 말이 잘 통하는 청춘 남녀가 늘 붙어있는 환경이라면... 그중 누구와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누구보다 똑똑하고 서로에 대해 가족보다 더 끈끈했던 두 사람이 게임으로 웃고 울면서 서로를 사랑했다 미워하고 끝내는 화해하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져있던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죽어도 언제든지 플레이 버튼을 누룸으로써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게임 속 세계와 달리 현실은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확실한 세계라는 걸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오늘 하루도 더 충실하게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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