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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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마을 사람들 전체가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고 감시하다 자신들과 뜻이 맞지 않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따돌리거나 배제해버려 결국 그 사람이 견디지 못하고 떠나게 했다는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간간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시골 사람들의 폐쇄성을 경계하고 큰 소리로 잘못을 나무란다.

마치 도시 사람들은 그럴 일이 없다는 듯이...

하지만 진짜 그럴까?

나는 그렇지 않다에 한 표 던진다.

아니 어쩌면 도시는 낯선 이방인들과 자신과의 경계를 더 두껍게 쌓아두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자신이 사는 환경에 조금이라도 불리하거나 재산상의 손실이 올 수도 있는 건물이 들어설 경우 죽어라 반대 시위를 하고 격렬하게 항의하는 모습에서 이중성을 느낀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볼 때 현대인이 가진 철저한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그런 사고를 가진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얼마나 철면피 같고 이기적인 집단이 될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오래전 한마을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가족이 있었다.

그 가족 중 유일하게 남은 사람이 왜 자신이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고 혼자서 보육원에서 자라야만 했는지... 자신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의문을 가지면서 자신의 가족이 살았던 곳으로 추적 여행을 한다.

하지만 도착한 그곳에는 낯선 자신을 경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든지 마치 감시하는 듯한 시선만 가득할 뿐... 누구도 수십 년 전 이곳에 살았던 가족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마을에선 그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를 내세워 사람들을 배척하는 모습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게 느껴지지만...자신들은 그 터무니없는 말을 진실로 믿고 있었다.

지나치리만치 폐쇄적이고 비밀이 많은 듯한 이 마을 사람들의 형태에 의문이 더해갈 때쯤 누군가가 그녀를 겁박해 끌고 갈려는 일이 벌어지지만 자신이 의뢰했던 일을 조사하던 조사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 가족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가 이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분명 뭔가 의심스러운 사건이 있었음이 분명한데 누구도 입을 열려 하지 않는 이유로 좀처럼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아 지지부진할 때쯤... 처음부터 또 다른 누군가의 관점에서 풀어놓았던 한 사건과의 접점이 드러나면서 마침내 모두가 덮고 싶어 했던 일가족 실종사건의 진실이 밝혀진다.

사건의 진상은 대부분 사람들이 짐작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을 아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어서 책을 읽는 순간 엄청난 몰입감으로 책 속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평범한 사건이 누군가의 의도가 들어간 순간 어떻게 왜곡되어 미제 사건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누군가 이 마을에서는 스토리가 탄탄하고 개연성이 있어 독자로 하여금 미스터리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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