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플레이스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
타나 프렌치 지음, 고정아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춘기 아이들은 어른들의 시선으로 볼 때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나이다.

아이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어른은 아닌 상태... 그런 만큼 자기 나름의 가치관과 철학이 있어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심이 강하고 거부감 또한 강하다.

하지만 이런 어중간한 상태가 오히려 온갖 유혹에 취약하고 범죄에 노출되기 더 쉽다는 걸 스스로는 깨닫지 못한다.

사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어떤 어른이 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걸 그때의 아이들은 모른다는 게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 지도 모르겠다.

부유층이 주로 다니는 사립 여학교 세인트 킬다

전통과 명예를 중시하는 그런 학교에서 이웃 남학생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채 발견된 사건이 벌어졌다.

죽은 아이는 크리스 하퍼라는 아이로 세인트 킬다에서도 모르는 아이가 없을 만큼 인기 있는 학생이었다.

그런 만큼 그 아이가 그런 죽음을 맞을 이유 또한 분명하게 드러나는 일이 없었고 수사는 난항을 겪다 흐지부지된 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건이 표면으로 다시 떠오른 건 학교의 비밀 게시판인 시크릿 플레이스에 누군가가 이상한 메시지를 남기면서다.

`난 누가 그 애를 죽였는지 알아`

수사는 다시 재개되지만 이번에는 예전 수사 담당이 주가 아닌 미제 사건 수사과의 스티븐 모런 형사가 팀에 합류해 새롭게 수사를 재개하는 데 이는 사건의 주요 증인 중 한 사람이자 같은 경찰 선배의 딸인 홀리가 그 메시지를 모런에게 가져온 덕분이기도 하다.

아마도 홀리는 그를 이 사건에 끌어들이고 싶었던 듯하다.

게다가 소녀들 역시 예전의 수사팀과 달리 친숙하게 접근하는 모런에게 좀 더 마음을 열었고 사건이 발생한 지 시간이 흐른 만큼 경계심도 조금 옅어진 덕분에 당시의 증언과 조금은 다른 양상을 보이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나이대의 아이들은 좀처럼 종잡을 수 없고 온갖 비밀이 가득했으며 자신에게 혹은 자신의 친구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데 서슴이 없다.

이런저런 증언 속에 진실을 찾아내는 일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증언 속에 담긴 다른 소녀에 대한 질투와 혐오 그리고 경쟁심으로 가려진 증언 속에서 그 진실을 찾아야만 한다.

과연 그날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누가 그 비밀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부유한 집안에서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자란 아이들이다.

그런 만큼 자의식과 자존심이 강해 안 그래도 그 나이대의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알력과 힘겨루기는 더 치열할 수밖에 없고 그런 다툼 속에 누군가는 무리를 하게 된다.

상대방 그룹에 대한 질시와 모함은 예 사고 자신의 친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거침없이 거짓말을 입에 담는다

그게 친구와의 우정이라 생각하는 한 그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책 속에 등장하는 소녀들은 도저히 십 대의 어린 소녀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고 교묘할 뿐 아니라 친구를 향해서도 우정을 시험한다는 이유로 거침없이 잔인함을 표출하고 있다.

형사를 상대로 치열하게 두뇌싸움을 펼치는가 하면 진실을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게 우정의 증표라고 굳게 믿고 있다.

사건 당시의 시점과 현재 사건의 재수사를 담당한 시점을 교차로 편집해 그날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시크릿 플레이스

사춘기 소녀들의 불안정한 심리와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엮어 긴장감 넘치는 매력적인 스릴러 소설로 탄생시켰다.

두꺼운 페이지를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