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함 더하기 사이코패스
순정만셍 지음 / 단한권의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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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물을 좋아하지만 너무 잔인한 장면을 보고 나면 나도 모르게 달달하고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나오는 로맨스물을 찾게 된다.

아마도 나름의 정화의식이 아닐까 싶은데... 마치 음식의 단짠단짠과 같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로맨스물이지만 사이코패스라는 용어가 등장해 관심이 갔다.

범죄물에서의 사이코패스는 그야말로 완벽한 범인상이고 더군다나 연쇄살인마 대부분이 남의 고통이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이코 패스하면 연쇄살인마 혹은 강력 범죄 사건의 범죄자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 사이코패스와 로맨스의 결합이라니...

일단 남자 주인공이 사이코패스임에는 틀림없다.

어릴 적부터 동물이나 사람을 왜 죽이면 안 되는지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고 아무도 그런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실행해 보는 대범함까지 갖췄던 루오휘

스스로 자신이 남과 다름을 자각하는 영특함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얼굴도 모르던 아빠와 달리 자신을 키우고 보살펴주던 엄마마저 자신의 곁을 떠나면서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다.

이후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마음에 두지 않았던 그였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아버지는 아시아의 최대 기업 중 하나를 이끄는 회장님이었고 덕분에 단숨에 재벌 집의 후계자가 된다.

똑똑한 머리로 기업을 물려받아 탄탄대로를 걷던 그는 느닷없이 모든 걸 버리고 한국으로 와 새로운 회사를 키우던 중 엉뚱한 장소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남달리 이쁘지도 않고 자신처럼 부유하지도 않지만 언젠가부터 신경 쓰이기 시작한 그녀 유이

유이 역시 행복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자신의 곁에는 정성을 다해 두부를 만들면서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던 할아버지가 있어 불행하지도 외롭지도 않았었다.

이제 할아버지와 자신의 추억이 있는 두부가게를 샀지만 옆집에 이사 온 사람이 있었다.

바로 루오 휘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두 사람의 인연은 이런저런 곳에서 이어지고 서로를 의식하게 되는 두 사람

특히 휘는 그녀가 만든 음식을 먹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 한편이 울렁거림을 느끼게 되고 착한 그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지만 왜 그런 건지 이 마음이 뭔지를 모른다.

이렇게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순진함 더하기 사이코패스는 소재에 비해 다소 밋밋한 전개를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지 못하는 남주가 스스로의 감정을 자각하기도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지만 자신으로 인해 그녀가 상처를 입을 것을 두려워해 감정을 속이는 모습을 보면 여느 일반 사람과 다르지 않다.

과연 사이코패스도 이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는 남과 달리 타인과의 감정 교류에 서툴렀을 뿐이고 진짜 사이코패스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단지 어릴 적부터 사랑해 주고 보듬어주고 관심을 주지 않아 사랑을 잘 몰랐고 여기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충격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을 죽이게 되지 않았을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가독성 좋고 달콤한 로맨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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