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의 니쿠코짱!
니시 가나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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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소설보다 애니메이션 영화로 먼저 소개된 작품인 항구의 니쿠코짱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작품이다.

어려운 환경에 처했으면서도 웃음이 있고 감동이 있는...

소설 속 주인공은 본명이 있음에도 살이 쪄서 돼지라는 뜻의 니쿠코라 불리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좌충우돌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한심해하기도 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하는 조숙한 소녀 기쿠코다.

기쿠코는 서른여덟 살의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초등학생이지만 언제나 나쁜 남자에게 빠져서 손해를 보고 사기를 당하는 엄마에 비해 당차고 영리하다.

그런 기쿠코의 눈에 비치는 엄마는 속절없이 사람에게 잘 속고 사람들의 말을 의심할 줄 몰라 매번 손해를 보는 엄마가 가끔씩 답답하다.

자신들의 곁을 떠난 또 다른 남자를 쫓아 연고지도 없는 항구에 도착했고 스낵바와 같은 곳에서 일했던 이제까지와 달리 고깃집에서 일하며 고깃집 옆 칸에 둥지를 튼 모녀의 일상이 사뭇 실감 나게 그려지고 있는 항구의 니쿠코짱은

이제 갓 사춘기에 접에 드는 소녀 기쿠코의 시점으로 그리고 있다.

언제나 주변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다가가는 니쿠코에 비해 기쿠코는 항상 관찰자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바라본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언제나 튀지 않으려 노력하고 반에서 편이 갈려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도 공격하는 쪽보다 공격당하는 쪽을 선택하는...

그래서 늘 조용하고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기쿠코지만 언젠가부터 눈치가 없고 촌스러우며 갈수록 살이 찌는 니쿠코가 조금씩 부끄러워진다.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자의식이 생기고 주변 사람들 시선과 평가에 민감해지는 소녀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기쿠코가 엄마인 니쿠코를 상대로 느끼는 감정이 십분 이해가 된다.

처음 책을 읽을땐 니쿠코라는 사람은 도대체가 심각한 게 없고 고민도 없으며 무엇보다 부끄러움도 없는 것 같은... 어찌 보면 아무런 생각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은 모습이어서 호감이나 공감을 느끼기보다 다소 모자라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왜 그녀가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호감을 사고 누구와도 금방 친하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녀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전부 다 진심으로 믿고 의심 따윈 할 줄 모른다.

이제까지의 그녀와 기쿠코의 삶이 힘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쉽게 속아서 돈도 사랑도 잃지만 그녀는 누구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오롯이 자신 앞에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아갈 뿐이다.

그런 니쿠코에게서도 벽을 세우는 듯한 기쿠코가 마침내 모든 벽을 허물게 되는 과정을 비롯해 항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간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항구의 니코쿠짱

왜 이 작품이 인기가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사랑스럽고 예쁜 동화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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