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비밀

거울 자매
바버라 프리시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3년 4월

오래전 죽은 엄마가 살아있었고 현재 목숨이 위태롭다는 전화를 받으면서 숨겨진 비밀이 밝혀진다는 설정을 처음 들었을 때 이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단순히 판타지 소설로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소재가 흥미로워 무작정 읽기 시작했고 읽자마자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몰입됨을 느꼈다.

그리고 읽어내려갈수록 처음의 내 예상과 달리 온갖 비밀과 미스터리한 일로 가득한 주인공 엄마의 행보와 그 행보를 쫓는 주인공의 모습은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그 자체였음을 깨달았다.

언니와 함께 옷 가게를 운영하는 여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엄마가 누군가가 쏜 총에 맞았고 현재 위독하다는 그 소식은 여자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엄마는 오래전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전화를 건 간호사는 그녀의 이름뿐만 아니라 전화번호까지 알고 있었고 이에 여자는 쌍둥이 언니에게는 비밀로 하고 병원으로 달려가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이제까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엄마가 살아있었던 건 물론이고 다른 도시에서 다른 이름으로 멀쩡히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단 사실에 배신감과 더불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지만 왜 엄마가 이런 비밀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엄마 곁에 남기로 한다.

이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리라 믿었던 아빠는 그 이후 연락조차 되지 않고 누군가는 그녀에게 위협을 가해 오기 시작한다.

한 사람이 비밀을 가지고 모두를 속이고 사라진다는 설정은 여러 스릴러 작가가 자주 애용하는 소재이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결말까지 반전에 반전이 있어 결말을 좀처럼 짐작할 수 없었다.

게다가 언제나 쌍둥이 언니에게 의존적이었던 주인공이 엄마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는 것 역시 흥미로웠다.

여기에다 매력적인 남자가 등장해 그녀의 곁을 지키면서 서서히 서로에게 빠져드는 달콤한 순간을 잘 표현해 미스터리 로맨스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과연 엄마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가족을 떠나야만 했던 비밀은 무엇일까

엄청난 비밀과 반전의 연속이었지만 너무 진부하거나 뻔하지 않아서 좋았고 무엇보다 너무 무겁지 않은 전개 방식이어서 부담 없이 읽기엔 딱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