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곳비 꽃비 1~2 세트 - 전2권
이은소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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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물을 읽다보면 그 시절에는 넘지 못한 벽 즉 신분의 벽이라는 것 때문에 그 책이 흥미롭기도 하고 때로는 읽기도 전에 내용을 유추할 수 있어 선뜻 손이 안갈때도 있다.

특히 주인공이 실존 인물이라면 이런 선택의 갈등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가 바뀔 수는 없기에 그 사람이 어떤 결말을 맞을 지 알고 책을 읽는 건 마치 누가 범인인 지 이미 알고 미스터리 추리물을 읽는 것 같달까

이 책 곳비 꽃비 역시 그랬다.

주인공인 곳비의 신분이 궁녀라는 걸 안 순간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음에도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할 수 있어서 책을 읽기도 전에 마음에 부담이 갔다.

게다가 시대적 배경이 세종과 문종을 이어 단종으로 연결된다니... 두 사람은 또 얼마나 가슴 아프고 절절한 사랑으로 내 마음을 아프게 할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나의 이런 걱정은 기우였던 게 정치적으로 격동의 시절이었을 그 시기였지만 정치적인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고 오롯이 신분이 다른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의 영혼의 짝임을 깨달아가는 순간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엄마가 궁전 구경을 하고 오라는 말만 듣고 선뜻 궁전으로 들어온 어린 소녀 곳비

제대로 먹지 못해 남보다 유달리 작은 체구의 곳비는 처음 궁전에 들어 온 날 그림처럼 희고 고운 도련님을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은 안평대군 이용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궁궐로 들어와 생각시가 된 곳비가 밤마다 엄마를 찾고 우는 모습을 보고 곳비에게 성을 주고 곁에 두게 되면서 두 사람은 그렇게 넗은 궁에서 오누이처럼 자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곳비에게 이용은 단순히 자신을 잘 보살펴주는 고마운 오라버니같은 이가 아니라 마음을 다해 은혜 하는 이었지만 용에게는 처음 본 순간 마음을 빼앗긴 여자가 따로 있었다.

한나라의 왕자라는 귀한 신분으로 어떤 사람도 원하면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가 마음을 줬던 여인은 생각지도 못하게 공녀가 되어 서로 가슴 아픈 결별을 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를 바라보면서 맺어지지 못하고 자꾸만 다른 사람을 보며 엇갈리는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이 서로 티격태격하며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마침내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곳비 꽃비는 역사 로맨스 소설답게 역사적 사실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신분의 차를 뛰어넘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문제는 조금만 역사를 알아도 안평대군의 최후를 알 수 있기에 뒤로 갈수록 고비와의 로맨스보다 그가 어떻게 될지 더 조마조마하며 지켜보게 된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한 곳비 꽃비... 오래전 봤던 드라마 다모가 연상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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