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에브리 도어 - 꿈꾸던 문 너머, 충격적인 욕망을 마주하다
라일리 세이거 지음, 오세영 옮김 / 혜지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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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곳 없고 당장 손에 쥔 게 없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역시 잠자리와 먹을거리가 아닐까

사람이 일단 쉴 곳이 있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면 조금 여유를 가지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던지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데 오늘 당장 잠잘 곳이 없다던가 혹은 밥 한 끼 사 먹을 돈도 없다면 얼마나 암담하고 힘들지 상상하기도 싫다.

전 세계가 팬데믹 이후 자영업자들이 쓰러지고 일자릴 잃은 사람이 넘쳐났던 것도 잠시 각국에서 돈을 풀어 그런 사정을 해결하고 난 이후에는 이제 천정부지로 솟은 인플레로 인한 금리 인상으로 또다시 주변에서 힘든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럴 때 가장 힘든 건 역시 가진 것 없는 빈곤층과 모아놓은 자산이 적은 젊은 청년층들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락 에브리 도어에 나오는 주인공 줄스가 처한 상황 역시 그렇다.

직장에서 해고되어 돌아온 그녀를 맞은 건 같이 사는 연인의 바람피는 현장... 더 이상같이 살수 없게 된 집에서 결국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파트에서 그냥 지내는 것만으로도 큰돈을 준다는...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조건에 혹해서 스스로 구덩이로 걸어들어가 고난을 겪은 케이스랄까

게다가 줄스가 간 곳은 오래전부터 동경해오던 곳이자 누구나 알고 있는 유서 깊은 곳인 바솔로뮤... 그 굉장한 곳에 단지 석 달만 빈 집을 지켜준다면 만 이천 달러라는 쉽게 손에 쥘 수 없는 거금을 가질 수 있다니 친구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행운으로 여긴 게 당연한 반응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이렇게 누가 봐도 너무 좋은 조건은 일단 한번 의심을 해봐야 하는 게 상식적이지만 줄스가 처한 상황이 그녀의 눈을 가렸고 그곳에서 제시한 엉뚱한 조건.. 즉 방문객 금지, 밤에 아파트 밖에서 지내는 것 역시 금지하는 규칙에도 의심은커녕 다른 누가 일자릴 차지할까 걱정을 했을 정도다.

그렇게 좋아했던 것도 잠시... 바솔로뮤에서 자신과 같은 아파트 시터를 하고 있는 인그리드를 만나 이상한 이야기를 듣는다.

바솔로뮤는 무서운 곳이라고...

그녀에게 경고해주던 인그리드가 하룻밤 새 깜쪽같이 사라져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더욱 이상한 건 그녀가 사라지기 전 줄스는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었었고 걱정되는 마음에 그녀의 집을 찾아갔을 때 인그리드가 보인 이상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행적을 궁금해하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오로지 줄스만 사라진 그녀의 행방을 찾을 뿐...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들만 사는 비밀스럽고 프라이빗 한 아파트 바솔로뮤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 락 에브리 도어는 뒤로 갈수록 속력이 붙고 긴장감 역시 점점 더 커져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처음의 다소 느긋했던 진행은 거짓말처럼 속도가 붙기 시작하고 하나둘씩 줄스의 추적으로 인해 그 곳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 싶을 즈음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많은 제약과 규칙이 있어도 위험하거나 수상하다 싶으면 걸어 나올 수 있을 것만 같아 크게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는데 이런 반응을 기다린 것처럼 연이어 터지는 폭탄 같은 장치에 놀랄 틈도 없이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으로 또 한 번 놀라게 한다.

휘몰아치는듯한 후반부가 전체의 분위기를 단숨에 상쇄시키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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