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단의 목소리 1
정해나 지음 / 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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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이력이 다소 특이한 이 책 요나단의 목소리는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즉, 독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책이다.

왜 이 책을 출판하는 데 많은 사람들이 펀딩에 참여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을 읽었는데...

만화이면서도 그림체보다 그 내용이 참으로 와닿는... 많은 사람들이 읽자마자 반해버렸다는 평이 과장이 아니라고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소재도 평범하지 않다.

사춘기의 소년 소녀들의 일상을 다루면서 그들이 처한 독특한 환경 즉 태어나면서부터 목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독교 신앙을 모태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아이들이 누군가는 그런 강요된 믿음이 싫어서 또 다른 누군가는 거부하고 싶어도 거부하지 못한 채 착한 모범생으로 살아야 하는 데서 오는 갈등과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남과 다른 자신의 성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는 것까지...

단순한 그림체와 간결한 말로 아이들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문제를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는 요나단의 목소리는

일단 네 명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그중에서도 관찰자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별다른 고민 없고 거칠 것도 없는 밝은 아이 의영이었고 그런 의영과 같은 고등학교 룸메이트이자 단짝 친구인 선우는 의영과 반대로 말이 없고 마음속에 있는 걸 좀처럼 표현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참아내고만 있을 뿐...

이야기는 의영과 선우의 학교생활 중심에서 점점 선우가 왜 우울증 약을 먹어야만 하는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마음속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하지 않고 깊이 가라앉아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 선우의 고민의 대상이자 끌림을 느끼는 친구 다윗과 그 여자친구 주영과의 이야기로 확대된다.

다윗이라는 아이 역시 선우와 마찬가지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종교를 당연시하며 자랐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강요된 믿음을 거부하고 종교적 자유를 쟁취하고자 집안을 나와 혼자서 생활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비를 알바로 벌어서 생활하는 다윗은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머리도 염색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등 겉으로 봐서는 불량한 학생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남에게 폐를 끼치지도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하지도 않는다.

그런 다윗과 우연히 친해진 선우는 그때부터 고민이 깊어졌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부모의 말을 거역해 본 적 없었고 부모의 신앙이 자신의 신앙인 게 당연한 줄로만 알았던 선우에게 종교 선택의 자유를 말하는 다윗의 말이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고 뭘 하든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하는 다윗이 너무 좋았지만 어른들은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는 걸 꺼려 하고 싫어한다.

단지 겉모습이 단정하지 않고 불량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다윗과 다윗의 여자친구인 주영의 건강하면서도 밝은 모습이 부럽기만 한 선우는 더욱더 공부에 매진한다.

그 아이들과 어울려서 성적이 떨어졌단 소리를 듣기 싫기 때문이었다.

선우가 점점 더 두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서 마음속의 괴리는 더 커져간다.

하느님은 모두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누군가를 판단할 때 그 사람의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고 편견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사람들을 보는 부모님을 비롯한 교인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점점 더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마음껏 표출하지 못해 속으로 곪아들어가는 선우의 모습이 안타깝게 그려져있는 1편을 보면서 과연 뒷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지 너무 궁금하게 한다.

걔가 내 손을 잡을 줄 미리 알았더라면 그 순간을 더 오래 기억할 준비를 하고 있었을 텐데...

선우가 느끼는 감정은 진짜 사랑일까 아니면 동경의 마음을 사랑이라고 생각한 걸까

이다음의 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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