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랜더 1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마 같은 걸 잘 안보다 보니 어떤 드라마가 인기인 지 잘 몰랐는데 2014년부터 시작해 공전의 히트를 쳤고 현재 시즌 6까지 나온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라는 아웃랜더

스토리를 들여다보니 왜 이 작품이 인기가 있는지 어느 정도 짐작 가능했다.

일단 현재가 아니라 18세기를 배경으로 했고 그 당시의 인물이 아닌 현재의 인물이 자신도 모르게 그 시대로 타임 슬립해 그곳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부터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아무래도 여자는 그저 잠자리의 대상이고 남자의 부속품 같은 위치에 있는 데 현대의 여성이 그 시대로 가 남성우월주의가 가득하고 남성이 기득권을 차지한 곳에서 자신의 목소릴 내고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하면서 멋진 남자 주인공마저 사로잡는다는 설정은 확실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서 현대의 배경도 지금으로 보면 지극히 옛날인 1945년이라는 점이 궁금했는데 내용을 보면 여주인공인 클레어의 캐릭터를 위한 게 아닐까 싶다.

전쟁이 막 끝난 시점인 1945년을 배경을 한 이유에는 아무래도 클레어가 단순히 책상에서 일을 한 현대 여성이 아닌 간호사로서 전쟁터를 누비고 전쟁을 몸소 겪어서 18세기의 거친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용이했고 또한 간호사로서의 커리어를 십분 살려 치료사로서 당당히 자신의 위치를 잡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배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만약 그녀가 현장 경험이 없는 평범한 현대 여성이었다면 거친 폭력과 야생이 숨 쉬는 남자들의 혹독한 세계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저 이쁜 얼굴이 전부인 민폐 주인공이 되기 십상이었을 것이고 그런 여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적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시대적 배경 및 그녀의 직업을 전략적으로 배치했고 그녀가 떨어진 곳인 18세기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던 시기라는 점 또한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자기 떨어진 그녀를 양측에서 서로 간첩이라 의심하는 게 이런 부분에서 설명이 된다.

전쟁이 끝난 후 떨어져 있던 남편이랑 사실상의 신혼여행을 왔다 자신도 모르는 새 18세기 스코틀랜드로 떨어진 클레어는 이곳에서 처음 만난 남자인 잉글랜드군의 대위 조너선 랜들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자신의 남편과 거의 똑같은 외모를 가진 그에게 자신도 모르게 친밀감을 가지지만 조너선은 갑자기 자신들이 있는 곳에 불쑥 나타난 그녀를 보고 첩자로 오해해 그녀를 체포하려 한다.

게다가 이후에도 그는 그녀와 그녀의 연인에게 절대적인 악역으로 존재가치를 증명한다.

위기의 상황에 마침 그곳을 지나던 스코틀랜드의 매켄지 씨족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의 손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잉글랜드인 인 그녀가 스코틀랜드의 씨족 사회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지만 이번에는 매켄지 씨족 사람들로부터 첩자로 의심받는 등 그녀는 이곳으로 떨어진 이후 매일매일이 위기의 연속이다.

그런 그녀가 다친 사람을 치료하면서 호의를 얻어 그곳에 임시 거처를 구하게 되지만 완전히 의심을 거두지는 않았고 이 모든 의심에서 벗어나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씨족의 사람인 제이미와 혼인을 하게 된다.

제이미 역시 나름의 필요가 있어 전략적으로 그녀와의 혼인을 선택한 것이지만 둘은 함께 하면서 점점 더 서로에게 끌리는 걸 느끼는 데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마음에 담아 가는 과정이 섬세하면서 세심하게 그려진 아웃랜더는 확실히 여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스코틀랜드의 젊은 전사 제이미가 전투에 능하고 여자를 소유물로 여기는 여느 남자들과 같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눈앞에서 가족을 잃은 아픈 상처가 있어 여자들로부터 보호본능을 이끌어 내고 또한 뭔가 말하지 않은 큰 비밀을 가진 남자라는 점에서 신비한 매력 또한 잘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로맨스 소설이라면 가장 중요한 덕목인 잘 생기고 신체 건강한 젊은 남자이면서 클레어를 만나기 전까지 여자 경험이 없었던 순진한 남자라는 점 그리고 그녀와 결혼한 이후부터 오로지 그녀만 바라보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순수한 남자인 그에게 클레어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많은 독자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이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끌리다 끝내는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로맨틱하게 그려내고 때로는 폭풍 같은 열정을 에로틱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선 누구라도 그들의 로맨스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사실 드라마도 보고 싶지만 원작 소설의 맛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해 실망할까 하는 마음이 들어 망설여진다.

두 사람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그들이 살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숲에 사는 모든 동식물에 대한 묘사까지... 상당히 많은 연구와 고증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라는 게 느껴져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녀가 과연 현대로 돌아갔을 지...이후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