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
이언 랜킨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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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작품으로만 책을 엮어 단편집을 내는 것도 좋지만 여러 작가의 작품을 모아 한데 엮어서 책을 내면 독자들 입장에선 한 권의 책으로 여러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소재 자체를 공통된 하나로 한다면 나름의 일관성도 있어 좀 더 흥미로운 작업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에는 6편의 단편이 실려있고 모두가 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책을 좋아하고 수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초판본이라는 키워드는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것도 우연히 발견한 헌 책 더미에서 마치 숨겨왔던 보물처럼 짠 하고 등장했는데 그 책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면...?

에피소드 여섯 편 중 첫 번째 에피소드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와 세 번째 에피소드 왕비에게 헌정한 초판본이 그런 이야기다.

아무도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헌 책 더미에서 우연하게 발견한 게 그 유명한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터리 작품 중 초판본이라니... 하지만 이 책을 발견한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행운이 찾아왔다는 걸 만끽하기도 전에 불운이 닥쳐온다.

헌책 서점의 주인은 무더기로 사들인 책 중에서 발견한 크리스티의 초판본을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정리하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또 다른 사람은 손에 들어온 행운을 손님들에게 자랑했다 도난당하는 불운을 겪는다.

이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는 작가의 스타일만큼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는 데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에서는 초판본이 그저 주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영향을 미치는 도구로 작용할 뿐 이후에 서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온갖 일들은 무관하다.

단지 초판본 자체로서의 가치에 크게 중점을 두기보다 사건이 벌어지게 만드는 하나의 도구로서 쓰였다면 세 번째 에피소드 왕비에게 헌정한 초판본은 가게에 몰래 들어와 책을 훔쳐 간 범인을 찾는... 그야말로 온전하게 초판본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표제작인 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관한 소고는 그 책을 집필한 작가가 느끼는 환각과 이상 증세 그리고 작품과의 연관관계가 밝혀지는... 미스터리라 하기엔 다소 모호한 환상문학 같은 작품이었다.

작품을 쓰면서 작가들이 느끼는 압박과 스트레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새 주인 공과 동일화되는 감수성 같은 게 바탕이 된 게 아닐까 싶다.

여섯 편의 에피소드 중 가장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작품은 사자의 책이었다.

작가 초서의 전문가인 남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와 초서의 남겨진 유작 중 하나인 사자의 책을 언급한다.

하지만 사자의 책은 누구도 실제 쓰인 작품이라 믿지 않았던 작품으로 그 사람의 말이 진짜라면 학계에 어마어마한 발견이자 사건이었고 이를 의심하는 남자에게 그 사람은 작품의 일부를 메일로 보내온다.

초서의 작품 특유의 문체와 문장임을 알아본 남자는 자신의 지인을 통해 급하게 큰돈을 마련해 전화를 기다리지만 그 남자는 작품의 구매의사를 물어보는 게 아니었다.

그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 즉 세상에 유일한 책을 두고 협박을 해온 것이다.

여섯 편 모두 각자 다른 느낌 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들이어서 읽는 재미를 준 작품이었다.

초판본, 희귀본 등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세상에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걸 소유함으로써 얻는 충족감과 자기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 중에는 그걸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는 위험한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했다.

길지않은 이야기들이지만 작가들 개인의 필체에 따라 다른 분위기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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