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목록 네오픽션 ON시리즈 2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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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공개된 강력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나 살인자의 얼굴을 볼 때마다 매번 놀라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그들은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게 기본 밑바탕에 깔려 있다 공개된 얼굴이 우리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데서 오는 놀라움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가장 흔히 하는 말이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라거나 그 사람이 그런 짓을 할 줄 꿈에도 몰랐다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우스운 게 자신조차도 몰랐던 면을 발견할 때가 있는 데 하물며 타인에 대해서 뭘 그리 잘 안다고 자부를 하는 것인지...

이 책에는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데 그중에서도 표제작인 살인자의 쇼핑 목록이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트의 캐셔로 일하면서도 언제나 사람들을 관찰하고 지켜보는 것이 즐거운 여자

그녀는 그 사람들의 쇼핑한 걸 보고 그 사람에 대해 추리하는 낙으로 산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포착된 건 우연이었다.

자신만큼 그 사람도 타인에 대해 궁금해하고 관찰하는 걸 즐길 뿐 아니라 매번 뭔가를 수첩에 적는 걸 보고 여자는 그를 소설가로 상상하면서 눈여겨보던 중 공교롭게도 그가 쇼핑한 물건을 이용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녀는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를 쫓는다.

첫 번째 이야기가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추리한 일상 추리물이라면 두 번째 이야기는 자신으로 인해 실종된 지 몇 해인 제자를 찾기 위해 죽은 영혼을 태우는 택시 기사가 된 교수의 이야기이고 소재는 짐작할 수 있듯이 악령이 나오고 퇴마의식도 나오는 오컬트적인 소재다.

길고양이의 삶을 그리고 있는 덤덤한 식사와 요즘 누구나 손에 하나쯤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두고 현실과 게임 속 공간이라 하나 되는 환상을 펼치고 있는 러닝 패밀리는 요즘 세태를 비판적으로 그린 단편이다.

특히 러닝 패밀리 속의 이야기에서는 스마트폰을 안 가지고 있거나 남들이 다 하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만 게임 속 공간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설정이 가만 생각해 보면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오늘날 우리는 남들이 하는 건 똑같이 해야만 무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모두가 획일화된 세상으로 되어가는 걸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오래전 자신이 선의를 베푼 일로 인해 오히려 사랑하는 제자를 잃고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리던 남자의 회고와 윤회를 그리고 있는 용서와 임종을 앞두고 있는 증조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빙자한 괴담 같은 이야기인 각시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을 괴롭히는 코로나와 증조할머니의 작은할아버지가 우연히 만나 각시로 삼은 여자로 인해 온 마을에 괴질이 돌고 전염병이 창궐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중첩해놓은 듯한 스토리이다.

이렇게 각 단편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 골라 먹는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

길지 않은 내용에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게다가 허무맹랑한듯하지만 어떤 면에선 그럴싸한 전개를 그리고 있어 오래전 본 TV 드라마 환상 특급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허구임을 알면서도 그래도 혹시... 어쩌면...? 이란 막연한 생각을 품게 했던 그 시절 인기 있었던 드라마처럼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오래전 역병을 몰고 왔던 각시 이야기를 하다 문병 온 사람들이 하는 기침과 코로나의 연관처럼 어딘가에 숨어있다 묘한 곳에서 허점을 찌르고 들어온다고 할지...

가볍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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