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 건들건들 컬렉션
존 위딩턴 지음, 장기현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암살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맨 먼저 떠올리는 것 중 하나가 미국 대통령인 존 F 케네디의 암살이 아닐까 싶다.

누가 감히 초강대국의 대통령을 버젓이 대낮에 사람들이 운집에 있는 장소에서 과감하게 저격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보통 어둠 속에서 혹은 개인적인 공간에서 이뤄진 암살과 달리 그만큼 극적이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역사를 들여다보면 암살의 대상자 대부분은 권력의 정점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을 암살함으로써 단박에 권력의 최상층에 오르거나 혹은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

병법으로 유명한 손자의 책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흘리는 전쟁보다 적군의 우두머리 한 사람을 죽여 승기를 잡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라고 적어놓았듯이 전술적으로 봐도 암살이 훨씬 더 경제적이면서도 전략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기원전부터 시작해 최근의 암살까지 수많은 역사 속 암살 사건을 다루고 있다.

물론 기록이 온전하게 남아있지 않은 고대 이집트나 로마제국의 암살 중 몇몇 사건은 완벽한 사실이라고 하기엔 근거가 부족하지만 암살 이후로 일어난 여러 가지 정황으로 유추하고 후대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 참고하면 될 듯...

1장과 2장에서는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암살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암살 대상 대부분이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왕이나 황제가 많았다.

가장 완벽하게 보호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권력자가 의외로 가장 위험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그의 자리와 권력을 노리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고 그런 이유로 권력자들 대부분이 항상 주변을 경계하고 심복으로 이중삼중으로 보호막을 치지만 안타깝게도 암살자 대부분이 그런 심복이거나 피를 나눈 형제 혹은 가족과 같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권력의 최정점일수록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장과 4장에서는 종교로 인한 암살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암살 무기 역시 칼이나 맨손 혹은 몽둥이와 같은 것에서 점점 화약이나 총으로 변화하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전까지 권력을 손에 쥐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권력을 쥘 수 있기 위한 방법으로 암살을 도모했다면 십자군이나 종교전쟁에서는 자신이 믿는 종교를 위해 반대편을 암살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를 위해서라면 배신도 예사로 일삼았고 성당이나 교회와 같은 신성시되던 장소 역시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로 어디든 안전한 곳은 없었다. 신의 이름을 내세워 배신과 음모가 만연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근대의 암살을 다룬 5장과 6장에서는 시대의 빠른 변화에 맞게 암살의 대상이나 암살의 목적도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점점 더 규모가 커지고 강력해져서 끝내는 세계대전의 시발점이 된 암살도 있다.

인간의 욕망 즉 권력을 얻기 위해 벌인 암살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지만 종교를 위해 혹은 자신이 믿는 신념을 위해 다수에게 벌이는 테러와 같은 건 그 목적이 개인적인 게 아니어서 누군가가 멈추기도 쉽지 않다는 게 슬프지만 현실이기도 하다.

우리가 잘 아는 사건을 비롯해 잘 몰랐던 역사 속 사건과 그 속에서 암살로 인해 바뀌어 버린 역사에 중심을 맞춰 풀어내고 있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역사를 보다 더 박진감 있고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당시에는 모르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마련인데 누군가에게 가해진 암살사건으로 인해 역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어서 제법 많은 내용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