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가 아니면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99
제프 린지 지음, 고유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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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다소 비장함이 느껴져 묵직하고 무거운 느낌의 이야기 일 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가볍고 경쾌하다.

아니 심지어 살인이 일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무섭거나 한 게 아니라 마치 장난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주인공인 라일리 울프라는 캐릭터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세기의 도둑이자 살인자이기도 한데 대도라는 명칭에 걸맞게 시시한 물건을 훔치거나 하는 게 아니라 부자들이 타깃이 되어 눈앞에서 훔쳐 오는 데서 삶의 의의를 두는 지능형 범죄자이기도 하다.

어쩌면 도둑질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일을 하는데 더 큰 성취감을 느끼는 타입이기도 하다.

마치 어릴 적에 좋아하던 괴도 뤼팽을 닮은듯하다.

주인공 라일리 울프의 행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사이코패스임에 분명하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않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사람을 속이는 데 손톱만 한 죄책감도 없고 살인조차도 거침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숙제 같은 난관을 헤쳐나가며 원하는 걸 성취하는 과정에서 그가 이용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금수저를 넘어 돈이 차고 넘쳐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움을 겪어본 적도 없고 무엇보다 타인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그가 죽인 사람들 역시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그들이 가진 부로 인해 보호받았던 사람이 대부분... 한마디로 쓰레기여서 그의 이런 행동이 나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골탕 먹이고 처리하는 방식

작가의 전작인 덱스터 시리즈와 닮았다.

덱스터는 자신의 살인 본능을 다른 살인자들을 처리하는 식으로 자신의 욕구도 충족시키고 사회에 기여한다면 라일리 울프는 부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그들을 엿 먹이면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고 에고를 만족시킨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사회의 암적인 존재를 제거하기도 하고...

사실 큰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다.

이란 왕실의 보물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것

당연하지만 엄청난 경비와 보안을 뚫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지만 과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반드시 손에 놓고야 말겠다는 의지는 타오르고 이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만 한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도대체 다이아몬드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은 일까지 하나둘씩 차근차근 이뤄가는 과정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그려져있다.

사건 당일의 모험도 흥미롭지만 별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조각조각 맞춰져 큰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아주 좋았는데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는 게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지만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늘 새로운 모습을 하고서 예상을 벗어난 방법으로 원하는 걸 얻는 모습을 보인다.

그만큼 스토리 전체를 치밀하고 짜임새 있게 그려놓은 작가의 역량이 빛나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라일리 울프의 작업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는데 이런 신출귀몰한 그를 뒤쫓는 FBI 요원이나 베일에 가려진 그의 과거 이야기 등 앞으로 밝혀져야 할 내용이 많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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