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독자
막스 세크 지음, 한정아 옮김 / 청미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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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식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기억할 영화 원초적 본능

그 영화에서 샤론스톤이라는 엄청나게 섹시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잔인한 살인마로 나와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데 그 방법이라는 게 참으로 기발한 게 자신이 쓴 소설 작품의 내용과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한다.

당연히 이 우연을 단순하게 바라보지 않는 경찰들이 그녀를 임의동행해서 온갖 방법으로 추궁하지만 오히려 그런 그들을 비웃듯 유유히 여유롭게 그들을 비웃으며 그 상황을 빠져나오고 완전범죄에 가까운 범행을 계속해나간다는 뭐 그런 자극적인 내용인데 워낙 유명한 그 씬... 심문하는 경찰들 앞에서 여유롭게 다리를 꼬는 그 장면은 원초적 본능의 대표적인 시그니처가 되었다.

사실 현실에서 살인사건의 대부분은 아는 사람에 의한 게 많다.

그래서인지 교살이나 자창에 의한 살인 등이 대부분이고 소수의 예외적인 방법이 이른바 묻지 마 살인이나 사이코패스 같은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살인이다.

하지만 소설 속의 살인은 그야말로 작가의 상상에 의한 살인이 대부분이고 그래서 누가 더 창의적인 방법 혹은 사람들이 끔찍해하며 기억할 만한 살인의 방법을 모색하다 보니 그로테스크하거나 너무나 잔혹한 방법이 나올 때가 많다.

이 책 모방 독자에서의 살인 역시 끔찍한 방법이 많이 등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서의 살인은 주인공인 유명 소설가의 베스트셀러 속 장면들을 누군가가 모방해서 저지르고 다니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인 로저 코포넨 이 자신의 작품 홍보를 위해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아름다운 그의 아내가 섬뜩한 모습으로 살해당한 채 발견되고 범인은 이를 조사하던 형사 니에미의 앞에서 당당히 제 발로 걸어나가는 대범함을 보인다.

이로써 로저는 아내 살해에서 완벽한 알리바이를 보여주지만 집으로 오던 도중 그 역시 함께한 경관과 함께 불에 탄 채 발견된다. 게다가 그의 치아를 모두 뽑고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거한 상태

이 모든 게 로저의 베스트 소설 마녀 3부작 속 소설 속 내용을 제현 한 것이고 앞으로도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거라는 걸 알 수 있지만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죽은 사람들은 서로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를 밝혀내지 못해 수사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이런 때 소설가의 아내의 죽음이 동영상으로 올라오고 놀랍게도 이 영상을 올린 사람이 죽은 줄로 알았던 소설가임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더욱더 종잡을 수 없게 흘러간다.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가면 대체로 누가 범인이고 왜 이런 짓을 하는지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는데 이 책은 종반으로 가는데도 좀처럼 왜, 누가 이런 짓을 벌이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점이 특이했다.

짐작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의 결말 부분에서 독자를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오히려 이런 낯선 조합이 해가 될 수도 있는데 나에겐 득보다 실이 많은 조합이었다.

좀처럼 이야기 속으로 끌려들어 가기가 쉽지 않았고 덕분에 몰입력이 깨져서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솔직히 시작부터 중간까지는 이 낯선 조합이 신선하게 느껴져 흥미로웠는데 범인의 동기나 목적 부분이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 않아서 몰입을 깨는 역할을 했다고 할지...

주인공 캐릭터 역시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지 못해서 인상적이지않았다는 점이 내겐 불호로 다가왔다.

어느하나 시원하게 해결되지못한 채 마무리되어서 뒷맛이 깔끔하지 못하다는 게 특히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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