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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밀당의 요정 1~2 - 전2권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평점 :
요즘 젊은 사람들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의 단편을 보여주는 밀당의 요정은 금혼령의 작가 천지혜의 신작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처럼 이 작품도 남녀 주인공들의 주고받는 대화 속에 통통 뛰는 감각적인 면과 요즘 세대들의 고민이나 일상을 작품 속에 잘 녹이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밀당 따윈 할 줄 모르고 있는 걸 다 내주는 연애를 하던 여자는 언제나 남자들과의 연애에서 절절매다 끝내는 헌신짝처럼 차이고 만다.
서른이 넘는 나이를 먹는 동안 이런저런 남자와 연애를 해 본 여자는 그야말로 온갖 이별의 경험을 했고 마침내 이번에 그 궁상맞은 을의 연애에 종지부를 찍는 경험을 하게 된다.
웨딩플래너인 그녀를 찾아와 자신의 결혼식을 부탁하는 전 남자친구의 등장!!
결혼할 여자라고 데려온 사람이 자신보다 훨씬 어린 여자라니... 게다가 상대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고 둘이 사귄 시간을 따져보면 이건 환승 연애라기보다 자신과 사귀면서 바람피워 놓고 자신을 차버린 상황이 분명하다
생각만 해도 혈압이 오를 것 같은 상황인데 이 여자는 또 그걸 거절하지 못하고 계약을 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프로니까!!
비록 연애는 고자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서만큼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이름은 이새아
당연히 이 결혼식이 무사히 끝나면 안 될 거라고... 이 몰염치한 놈에게 인과응보의 매운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결혼식에서는 일련의 소동이 벌어지지만 새아는 비록 때려죽이고 싶은 전 남자친구의 결혼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맡은 결혼식이 무사히 끝나도록 최선을 다한다.
일에도 사랑에도 요령 따윈 모르는 고지식한 그녀지만 그런 그녀의 악운도 이 결혼을 끝으로 끝이 난 것 같다.
그녀가 신부를 대신해 잠깐 입었던 웨딩드레스 차림의 그녀를 보고 한눈에 반한 남자가 있었던 것
그것도 한 명이 아닌 두 명이나!!
한 사람은 잘생긴 데다 능력도 좋은... 거기다 재벌 2세인 남자고 또 다른 남자는 세계적인 사진가
재벌 2세 지혁은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 적극적인 대시를 하고 사진가인 예찬은 예술가 다운 섬세함을 발휘해 새아를 챙겨주고 기다려준다.
문제는 새아가 두 사람 모두 마음에 들지만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남자가 누군지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어 갈팡질팡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두 사람의 차이는...
결혼이 하고 싶어진 새아의 바램을 예찬은 이뤄줄 수 있지만 결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비혼 주의자인 지혁은 그럴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혁 역시 새아를 놓칠 수 없어 고민하고...새아 역시 그런 지혁이 싫지 않다.
아니 자꾸자꾸 생각난다.
하지만 자신을 배려해 주고 섬세하게 대해주는 예찬을 만날 때면 그와 너무 잘 맞는 것 같다.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끌리는 남자도 좋지만 자신과 성격적으로나 취미 같은 모든 게 잘 맞는 다정한 남자와 결혼하는 게 좋다고들 해서 새아는 결정 내리기가 너무 힘들다.
이제껏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맞춰주기 바빴던 을의 연애를 해오던 새아는 이제 갑의 입장에서 연애를 시작한다.
과연 그녀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처음은 스피디하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세 사람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결혼하는 커플의 에피소드 같은 걸 곁들여 지루할 틈 없이 아주 흥미 있게 읽었는데 본격적으로 삼각관계가 형성되면서 새아의 고민이 깊어지는 건 이해하지만 다소 늘어지는 것 같아 몰입도가 떨어진다.
요즘 사람들의 결혼이나 연애에 관한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고 감각적인 대사나 무겁지않은 스토리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