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 : 경시청 손가락살인대책실
사이조 미쓰토시 지음, 김나랑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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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이라는 것의 뒤에 숨어서 거침없이 악의를 드러내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입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생겨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인터넷의 실명화 문제는 지지부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고 이것을 소재로 한 작품도 많은 데 이 작품 어나니머스는 일본에서 드라마로 먼저 선보인 화제작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sns나 인터넷상의 익명성 뒤에 숨어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마녀사냥을 하는 것처럼 개인의 정보를 노출하고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고가 빈발하자 이를 위한 대책 차원에서 경시청에 새로운 부서가 창설된다.

이른바 손가락 살인 대책실...

부서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세지는 여론의 입막음조로 급하게 만들어졌고 그 팀원들 면면을 봐도 잘나가는 부서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당연히 타부서에서도 정상적인 조직의 하나로 보기보다 자신들이 맡지 않는... 이른바 사건화될 수 없는 사건들을 맡아 해결하는 부서로 인식하고 있다.

부서원은 강력부 1과에서 파트너와 관련된 사건으로 좌천당한 반조를 비롯해 교통안전과에서 이동한 사쿠라,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처럼 보이지만 가십을 파헤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프로 수집가 리리코 그리고 사이버 수사에 탁월한 실력을 보여 이 부서에 가장 이 부서에 어울리지만 어딘지 히키코모리 같은 냄새가 나는 시노미야가 있고 이렇게 개성 강한 부서원을 이끌고 가는 책임자 고시가야가 있다.

이 책에서는 6개의 사건과 이 6개를 관통하는 하나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전체가 각자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이 모두를 어우르는 게 어나니머스라는 비밀조직이다.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그 사건들 뒤에서 정보를 제공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몰고 가거나 사건 당사자로 하여금 행동을 촉발하게 하는 어나니머스라는 존재를 알게 되지만 어디에서도 그 어나니머스라는 조직의 정보를 알 수 없다.

단지 그들이 일반인이라고 하기엔 지극히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경찰이나 그 내부의 존재가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정보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사건 해결과는 별도로 어나니머스에 대한 조사를 하는 손가락 살인 대책실은 이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어나니머스가 믿고 싶지 않지만 경찰 내부 사람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 조직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지닌 인물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존재를 모두에게 드러내며 경찰 조직의 치부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어나니머스와의 대결은 두 조직 간의 사활을 건 대결이 된다.

소제목을 사건의 피해자 이름으로 해 각자의 사건에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 이를테면 언제나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연예인에게 가하는 언어폭력이나 도를 넘은 신상 노출 문제라든지 스토킹 문제, 사진을 합성해 마치 진짜인 것처럼 해놓고 사람들로 하여금 비난할 거리를 던져준다든지 혹은 왕따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 6개의 사건을 다루면서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지나치게 어둡거나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또 누군가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정보를 조작하거나 선택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여론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게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지나친 언론의 치우침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있다.

가독성도 좋고 사회문제를 제기하면서 가르치려 하거나 정색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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