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비채에서 이우일 작가와 그 가족의 책이 몇 권 나온 걸로 기억하는데...
언제나 이 가족의 책을 읽을 때면 어디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이 너무 부럽게 느껴졌었다.
포틀랜드에서의 일상 이야기, 하와이에서의 이야기 등등...
일단 이우일 작가도 그렇고 가족들이 어딘가에 소속된 직장인이 아닌 프리랜서라서 가능한 생활이기도 하지만 이걸 차지하고서도 가족 구성원의 성향이 비슷하고 가치관이 서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아서 가능한 듯하다.
프리랜서라는 게 얼핏 생각하면 시간의 제약이 없어 자유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래서 고용의 불안이나 경제적으로 힘들 수도 있기 때문에 가족 간에 뜻이 다르면 큰 난관에 부딪칠 수 있음을 안다.
그래서 가족들이 낯선 곳에서 생활하며 그곳 생활에 적응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일반 사람들은 쉽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 더욱 부럽고 멋지게 느껴지는 듯한다.
그런 점에서 가족 간에 별다른 의견의 충돌이 없는 이 가족은 행운아들일 수 있다.
이번에 낸 에세이 파도 수집 노트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파도타기의 즐거움이나 파도를 타면서 느끼는 일상이 역시 그림과 재치 있는 글로 재밌게 표현되어 있었다.
하와이에서 처음 파도타기를 배운 후 그 즐거움에 흠뻑 빠져 수십 년간 장롱면허였던 작가가 운전을 하게 된 사연을 보면서 얼마나 재밌으면 그렇게 겁내던 운전대를 다 잡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나 역시 운동은 절대로 멀리하는 사람이라 그저 파도를 타기 위해 그렇게 오랜 습관을 버리고 일상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게 쉽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는데 책을 읽어보면 작가가 파도타기에 느끼는 애정이 찐애정임을 글에서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남들이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나이에도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찾은 작가가 부럽기도 했다.
영화나 TV에서 가끔씩 넓은 바다에 서핑을 타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여줄 때가 있는데 볼 때마다 멋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저 그뿐... 그 서퍼들 사이에서도 룰이 있고 파도를 타는데도 순서가 있어 눈치를 잘 봐야 제대로 된 파도를 탈 수 있다던가 아니면 어딜 가든 그곳 토박이들의 텃새가 있다는 글은 의외였다.
특히 하나의 파도에 한 사람만 탈 수 있다는 건 어디서도 들은 적이 없어 의아했는데 자칫 서로 부딪치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설명에 납득이 갔다.
이런 사소한 걸 몰라 부상을 당하거나 혼자서 파도를 타다 위험에 빠진 아찔한 순간이 있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남은 인생을 파도만 타다 죽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푹 빠져 있는 작가는 우리가 평소 살고 싶다 생각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배우기를 서퍼들의 천국인 하와이에서 배운 작가가 우리나라 파도에 익숙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재밌었고 마음에 드는 파도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자신이 파도를 타는 모습을 누군가가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글은 실실 웃음이 났다.
성숙한 어른 같고 대단해 보이던 작가도 좋아하는 것에는 우리와 별다를 것 없다는 반가움이랄지...
특히 사시사철 따뜻한 하와이와는 달리 계절에 따라 수온의 변화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파도를 타려면 계절에 맞는 슈트는 필수지만 그 슈트를 입고 벗는 수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제나처럼 어디서든 작은 것에 행복해하고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자유로움이 느껴져 참 인생을 멋지게 사는구나 느껴졌다.
파도를 타면서도 욕심을 버리고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이 한층 성숙되게 느껴져 공감이 갔다.
에세이답게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 유쾌함이 느껴지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