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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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으로 인한 찬반 논란이 한창 뜨거운 이때... 백신으로 이득을 취한 쪽이 아닌 백신 부작용 피해자를 납치한다는 역발상을 들고 나온 나카야마 시치리

얼핏 생각해 봐도 이 소재가 얼마나 엉뚱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이라면 당연히 백신 개발로 이득을 본 사람이나 백신을 여성 모두가 맞도록 의무사항으로 유도해 큰 이익을 본 거대 제약회사 관계자 혹은 그런 사람들로부터 뒷돈을 받은 관료를 피해자들이 납치하거나 살인을 하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게 한 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식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리한 작가는 이런 평범함을 역으로 하는 대담한 발상으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

나카야마 시치리 답달까...

어느 날 갑자기 치매노인처럼 정신이 퇴행한 15살 가나에 가 엄마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깜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춘기 소녀의 가출이 아닌 납치임이 분명한 사건임을 짐작한 경찰들이 발 빠르게 수사에 나섰지만 가나에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범인으로부터 어떤 요구도 없이 애타는 가운데 이번에도 비슷한 연령대의 소녀가 대낮에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이번 사건에도 범인으로부터 어떤 요구가 없다.

돈이 아니라면 성적 착취를 위한 범행일까?

사라진 두 소녀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도 없지만 같은 사람이 범인임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현장에 남겼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그려진 그림엽서...

두 소녀 사이에는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음을 이누카이 하야토는 밝혀내지만 왜 서로 대척점 즉 한 사람은 그 백신으로 인해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피해자이고 또 다른 소녀는 그 백신 접종에 앞장 선 산부인과협회 의장의 딸이 대상이 된 건지 범인의 의도를 짐작할 수 없는 가운데 이번엔 5명의 백신 피해자 소녀들이 경찰의 눈앞에서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드디어 범인의 요구 사항이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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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효과와 유효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어느 백신도 100% 안전한 건 없다는 사실은 간과하기 쉽다.

누군가에겐 아주 작은 확률이지만 피해자 당사자에겐 100%라는 것도...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백신을 맞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서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조성된 지금...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하멜른의 유괴마가 얼마나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출간되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문제가 된 건 자궁경부암 백신이지만...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 백신의 부작용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많은 피해 사례를 접했고 조사를 하고 책을 집필했음을 알 수 있는데 여기에다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를 납치해 백신으로 큰 이득을 취한 제약회사와 산부인과협회에 납치 대상의 몸값을 요구한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더욱 이 상황에 몰입하게 한다.

덕분에 백신산업의 이면 그 냉정하고 탐욕스러운 세계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고 백신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를 주고 있는 하멜른의 유괴마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어른들의 탐욕과 욕심으로 피해를 본 건 당사자들인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었던 것처럼 어른들의 탐욕과 이기심에 아이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답게 가독성도 좋고 사회문제를 고발함에 있어서도 지나침이 없이 적절한 선을 유지하고 있어 누구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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