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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인데 인생역전 1
장탄 지음 / 비스토리 / 2021년 7월
평점 :
제목과 표지에서 주는 선입견이 강했던 책이다.
뭔지 장난스럽고 살짝 유치하게 느껴져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어라~ 초반부터 빠른 전개와 스토리는 단숨에 몰입하게 했다.
알고 보니 문피아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어 760만 뷰를 달성했던 소설이라는 데 읽어보면 어느 정도 그 인기를 납득하게 된다.
무겁지 않은 소재, 빠른 전개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 꿈꿔왔던 인생 역전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어 가독성도 좋다.
일단 주인공인 강주혁이라는 인물부터가 판타지다.
잘생긴 외모와 타고난 재능으로 어릴 적부터 연기자로 두각을 나타나 톱스타의 반열에 올라 부와 인기를 한몸에 받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더러운 루머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반지하의 햇빛 들지 않는 방에서 칩거한 지 5년이다.
그저 그날이 그날 같은 하루를 보내던 그는 통장 잔고 98만 원이 떨어지면 미련 없이 이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하고 있었다.
그랬던 그에게 운명처럼 전화가 오면서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장난처럼 시작하는 멘트로 인해 보이스 피싱이라 생각했던 그 전화는 사실 특정 시간의 미래를 알려주는 전화였고 장난처럼 생각했던 그 전화 내용이 진짜임을 깨닫는 순간 주혁은 서서히 지하방에서 칩거하던 생활에서 벗어나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처음 시작은 스포츠 로또였다.
모두가 질 거라 예상했던 팀의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전하는 전화를 듣고 스포츠 로또를 사기 위해 집 밖을 나가게 되고 당첨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라도 은행을 방문해야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서서히 집 밖의 세계로 나가고 다시 익숙해지게 된다.
그리고 원치 않았지만 위험에 처한 누군가를 두고 볼 수 없어 구하면서 인생역전의 발판이 마련되고 하나둘씩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미래를 알 수 있다면 혹은 과거로 돌아간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의 대부분이 주식정보를 이용해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인데 주혁에게 생긴 일이 바로 그런 일이었다.
불특정하게 걸려 온 전화에서 일러 주는 대로 주식을 사고팔았고 어느 순간 수십억의 자금을 손에 넣은 주혁은 이를 기반으로 곧 대박이 날 시나리오에 투자하면서 자신이 잘 아는 엔터업계에 발을 딛는다.
전화에서 알려주는 정보의 방식 또한 흥미롭다.
단 한 가지의 정보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보통 4~5가지의 예를 들어주고 그중에서 선택한 번호의 미래를 알려주는 식인데 알려주는 정보의 방향도 특정되지 않았다.
어떨 때는 주식의 등락을 또 어떨 때는 경기의 승패를 알려주고 때로는 생뚱맞은 사고를 이야기하는 데 그 모든 것이 서로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되어있다.
그 사소한 연결점으로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연예계의 숨은 비화와 그 내부의 이야기 역시 흥미롭게 그려놓았다.
아마도 이쪽 내부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 정통한 사람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재밌게 읽다 보니 어느새 2권까지 다 읽었는데 알고 보니 8권짜리 책이었다니... 좀 허탈했다.
미리 알려주는 미래의 내용을 통해 하나둘씩 원하던 일을 이뤄가는 주혁이 2권까지는 너무 순탄했던 것 같은데 그에게 앞으로 어떤 위기가 올지 궁금해서 다음 편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던 소재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낸...작가의 영리함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