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6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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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L.A 폭동 당시 신고 접수된 살인사건에 출동했던 해리 보슈

처음 보자마자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지만 당시 연이어 벌어지는 폭력 사건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사건 형장을 둘러볼 시간조차 여의치 않았고 그런 이유로 그 사건은 장기미제 사건이 된다.

L.A 폭동 사건이 발생한 지 20주년이 되는 올해 특별히 당시 미제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경찰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로 미제 사건을 분담, 운명처럼 해리에게 그 사건이 배당된다.

일명 백설공주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그 사건은 피해자가 덴마크의 종군 기자였고 휴가차 들렀던 이곳에서 사건에 휘말렸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녀에게 사용된 총이 다른 살인사건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었음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남겨진 탄피의 흔적을 쫓아 집요하게 수사하기 시작하는 해리를 미해결 사건반의 반장을 비롯해 경찰국의 고위층들은 마땅찮게 여긴다.

하필이면 그가 해결하고자 하는 사건이 백인 종군 기자 사건이라는 게 그들이 원했던 정치적인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껏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그의 수사는 방해받지만 그 누구라도 개의치 않는 평소의 해리답게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가 생각 못한 건 그는 이제 상관이나 간부와 트러블이 발생해도 든든하게 그를 보호해 주던 경찰노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비정규직 신세라는 게 약점이 되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그에게는 아직 10대의 어린 딸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의 그였다면 이런 핸디캡을 무시했거나 그를 방해하지 않았겠지만 이제는 딸을 생각해서라도 좀 더 영리하게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요령이 생긴 해리는 총알의 흔적을 쫓아간다.

어떤 증거나 흔적도 남지 않았고 심지어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누가 봐도 더 이상 추적을 불가능할 것 같은 사건을 하나의 총알과 10년 전 누군가 사건에 대해 물었던 한 통의 전화를 단서로 서서히 사건의 진실을 향해가는 해리의 추적 과정은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작은 단서가 모여 끝내 큰 그림으로 맞춰지는 재미는 이 시리즈를 읽는 재미 중 하나

이렇게 사건에 관해서는 불도그처럼 물고 늘어지는 완고함을 보이는 해리가 10대 사춘기 딸과의 대화에서는 어쩔 줄 모르고 쩔쩔 매는 모습이 재밌었다.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세상에서 자식이 제일 무서운 건 세상 어디서나 통하는 진리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시리즈의 첫 편을 읽고 매료되어 따라온 뒤 벌써 이 책이 16번째라니...

어느새 이만큼 온 건지 놀랍다. 더 놀라운 건 이 뒤로 이미 1편이 더 나와있다는 거~

그 책도 얼른 읽어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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