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몬스터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즐겨 찾는 놀이기구 중 하나가 시소다.

시소라는 건 반드시 한쪽의 무게가 무겁거나 더 가벼워야 오르락내리락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

만약 양쪽의 무게가 같다면 한 쪽이 자리를 옮기거나 다른 누군가를 실어서 무게의 균형의 깨야만 한다.

이 책에서 시소가 의미하는 건 바로 이렇게 양쪽이 똑같이 나눌 수 없는, 즉 양립할 수 없는 관계를 의미하는 듯하다.

하나의 장편이 아닌 2편의 중단편으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이사카 코타로식 유머와 재미를 책임지고 있다면 2편은 좀 더 확장된 듯한 느낌 즉 다소 과장되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인 이사카 코타로 특유의 비틀기를 선보이고 있다.

시어머니와 사이가 몹시 좋지 않은 며느리

며느리는 원래 누구와도 쉽게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게 특기인 사람이지만 고부간의 관계에선 이런 그녀의 장기가 전혀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악화되어가는 중이다.

게다가 우연인지 아닌지 시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고사를 비롯해 시어머니 주변에서 사고로 인한 죽음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그녀는 특유의 감이 작동한다.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노리고 있는 게 분명한 정황이 발생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흥미로운 포인트!!

며느리는 사실 평범한 주부가 아니라 결혼 전 첩보원으로 맹활약했던 사람이었다.

남편을 사이에 두고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치열한 공방전이 아주 흥미롭게 그려진 시소 몬스터

역시 고부간의 관계는 세상 어디에서도 편하지 않은 관계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이야기 스핀 몬스터는 좀 더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세상

이런 세상에 불안과 반감을 가진 사람은 여전히 존재해서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 역시 적지 않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 사이에서 손 편지를 전달하는 일로 먹고사는 남자 미토는 우연히 만난 한 남자의 편지 전달을 의뢰받으면서 생각지도 못한 사건에 휘말려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런 미토를 쫓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바로 시소의 다른 쪽이면서 미토의 가족의 죽음과 깊은 연관이 있는 사람이었고 둘은 서로가 우연히 마주칠 때마다 마치 자석의 같은 극처럼 서로를 밀어낸다.

두 사람 역시 언제까지나 평행할 수 없는 관계

이다음에 보여주는 추격전은 미래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영화 같은 데서 자주 보여주는 장면들이 연속으로 일어난다.

사방에 존재하는 보안 카메라로 인해 어디로도 숨을 수 없고 심지어는 그들을 반사회적 범죄자로 만들어 뉴스에 내보내서 모두가 두 사람을 추적한다.

뉴스에서 보내오는 정보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당연한 듯 두 사람은 경찰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쫓기게 되지만 이 모든 걸 설계한 사람은 뻔하면서도 의외의 인물이라는 설정

미래의 모습이라고 하지만 현재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다.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작가 특유의 경쾌함과 가벼움으로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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