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 계단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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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호크 시리즈를 읽다 보면 세상이 너무 무섭게 느껴진다.

그녀가 벌이는 전쟁은 어디에 숨을 수도 없고 어디로도 갈 수 없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전화는 도청되고 어디로 숨 든 위치는 추적된다. 거기다 상대는 정부 조직이라는 거대한 권력과 돈을 앞세워 불가능한 일 따윈 없는 듯이 보인다.

마치 오래전 본 영화 터미네이터가 생각나게 하는 추적 신들이 넘쳐난다.

그들은 쓰러지지도 않고 하나를 처리하면 금방 새로운 대체물이 나타나 숨돌릴 틈 없이 맹렬하게 추적해 온다.

쫓기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것만큼 두려운 것도 없을 듯하지만 제인으로서는 이 전쟁을 그만둘 수도 없다.

사람들에게 약물이 든 주사를 놓아서 그 사람의 뇌를 통제해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미치광이 집단의 음모를 저지한다는 거창한 명분을 내버려 둔다고 해도 지금 그만둔다는 건 자신의 목숨과 아들 트레비스의 목숨을 버리는 행위와도 같기 때문이다.

자신과 아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들 집단을 깨부수고 이 전쟁에서 승리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녀의 모든 것이 노출되고 그들에 의해 전국에 지명수배까지 내려진 데 비해 상대방인 미치광이 집단 아르카디언 조직의 핵심은 좀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확실한 아르카디언 조직원 중 하나를 잡아 그로부터 정보를 얻어내도 그 사람의 지위에서 알 수 있을 만큼만 알 수 있도록 점조직화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이지만 드디어 제인은 그중 핵심 멤버인 부스 핸드릭슨의 납치에 성공한다.

자신들이 조국을 위하고 올바른 조국을 만들기 위한다는 명분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아르카디언의 행동을 보면 섬뜩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들 대부분은 대를 이어 부유한 집안 출신이거나 타고난 머리로 승승장구해온 출세지향적 인물이자 뼛속까지 인종차별주의자이며 백인 우월주의자였고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 믿는다.

그래서 자신들이 하는 일이 옳다는 믿음과 신념 아래 거침없이 다른 사람의 뇌를 통제해 원하는 바를 취하는 데 망설임 따윈 없다.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을 죽이는 것 역시 파리 한 마리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그들의 모습은 여느 종교집단의 광신도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게다가 이 들은 타고난 배경과 권력마저 손에 쥐고 있으니 막을 수 있을 자가 없고 제인의 전쟁이 그만큼 위험하고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제인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어린 아들도 있지 않은가

그들 역시 종횡무진하며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 속에서 그들을 공격하는 제인을 잡기 위해 그녀의 약점인 트레비스를 찾아 나섰다.

트레비스를 보호하고 있는 사람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그들은 제인과 남편의 행적을 모두 조사하고 그들과 약간이라도 동선이 겹치는 사람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집요함을 보인 끝에 마침내 트레비스를 찾아낸다.

여전히 제인의 활약은 눈부시지만 앞의 이야기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이번 편에선 그들이 트레비스를 추적하고 뒤를 쫓는 과정에서 벌이는 아슬아슬한 추격신의 긴박감과 긴장감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드디어 아르키디언의 핵심 부분까지 파헤쳐 들어간 제인...

다음 편에서 악의 본질과의 목숨을 건 한판 승부가 기다리고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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