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슨 버틀이 말하는 진실

메이슨 버틀이 말하는 진실 ㅣ 미래주니어노블 8
레슬리 코너 지음, 민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6월

1년 남짓한 사이 두 건의 실종사건이 발생한다.

그 실종사건으로 인해 한 아이는 죽었고 또 다른 아이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되었다.

이 두 건의 실종사건은 시간도 다르고 사건 경위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두 건의 실종사건의 마지막 목격자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

이렇게 진짜 있었던 사실만 적어놓고 보면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스릴러나 범죄소설의 냄새가 난다.

그리고 마지막 목격자에게 혐의가 짙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 사람이 뚜렷한 알리바이를 대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 더더욱 의심스러울 수밖에...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 갈수록 점점 그런 생각은 사라진다.

이 책의 주인공 소년 메이슨은 1년 전 가장 친했던 친구 베니를 사고로 잃었다.

그리고 그 사고를 제일 먼저 목격한 사람 역시 메이슨이었고 그 이유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경찰관인 베어드 아저씨의 방문을 받아 그날 있었던 일을 반복해서 질문을 받지만 마음이 불편하다 느낄 뿐 큰 불만을 가지진 않는다.

누가 봐도 베어드가 메이슨을 용의자 취급한다는 걸 알 수 있지만 메이슨은 눈치채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이 그날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걸 오히려 자책한다.

게다가 덩치는 중학교에서 제일 크지만 난독증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없는 자신을 괴롭히는 두 아이들을 피해 다니기만 할 뿐 맞서 대항하지 않는다.

이런 것만 봐도 메이슨이라는 아이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덩치는 크고 늘 땀을 흘려 하루에 두 번씩 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 거기다 책도 읽을 수 없는 심한 난독증을 가졌고

친구를 죽였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는 아이라는 색안경을 벗으면 누가 봐도 선하고 친절한 소년이 바로 메이슨이지만 사람들이 그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친절하지 않다.

유일한 친구였던 베니를 사고로 잃은 후 혼자였던 메이슨에게 새로운 친구 캘빈이 생겼다.

작고 왜소한 체격이지만 메이슨의 난독증을 비웃지도 않고 그의 낡은 집에 스스럼없이 놀러 오는 캘빈이 단숨에 좋아진다.

곧 의기투합한 두 아이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맷과 랜스를 피할 목적으로 은신처를 만들기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캘빈의 실종사건이 벌어지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처음의 의심을 걷고 바라본 메이슨이란 아이는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고 선한 마음을 가졌지만 주변 상황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기 힘들게 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웃집 개 무늬를 돌봐줄 뿐만 아니라 위험한 길을 걷지 않도록 늘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학교에 있는 몸이 불편한 친구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신들을 놀리기 위해 던지는 사과나 공을 작은 몸집의 캘빈을 대신해 자신의 몸으로 막는 걸 서슴없이 행하는 메이슨은 책을 읽을수록 감탄스러울 정도로 선한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

그런 메이슨의 시선으로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공유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에 안타까웠고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메이슨 때문에 속상했지만 뜻하지 않는 순간 진실이 밝혀지는 장면에선 코끝이 찡함을 느꼈다.

메이슨이란 아이를 통해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게 얼마나 잘 못된 일인지 새삼 일깨워준다.

순수하고 착해서 더 속상함 마음이 들었던 메이슨 버틀이 말하는 진실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