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고 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경제서 혹은 재테크 책을 한두 권은 읽어봤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말이 얼마나 허황되게 들리는 지도 잘 알 것이다.
이제까지 읽은 대부분의 책에서 지금은 저축이 아닌 투자를 해야 하는 시대이고 투자를 하기 위해선 일단 아끼고 저축 등을 통해 종잣돈을 모아야 한다는 게 재테크의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그런데 가진 돈을 몽땅 써라니...
도대체 무슨 허황된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려는 걸까? 그저 남과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책의 판매 부수나 올리려는 수작은 아닐까 하는 부정적인 마음으로 책을 읽었는데...
아... 일단 저자의 이력이 어마 무시했다.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음직한 라이브도어를 창업하고 젊은 나이에 다방면에서 활약한 CEO 출신인데다 우주 산업에도 관심이 있어서 인터스텔라라는 기업을 통해 민간 로켓 발사에도 성공했단다.
심지어 지금 나이도 50이 채 안 된다니 한 사람이 너무 많은 걸 가진 건 아닌가 부러운 마음도 들었고 그런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는 점에서 일단 신뢰가 갔다.
그가 말한 가진 돈은 몽땅 써라는 말이 단순히 그냥 소비하라는 말이 아니라는 건 짐작했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는 분야나 좋아하는 일에 자신이 가진 걸 투자해 몰두해보라는 말은 확실히 귀 기울일만한 충고다.
게다가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의 말을 듣거나 흔들리지 말라는 말도 반발심은 들지만 나름의 이유가 납득할 만했다.
어쨌든 지금은 기존 세대와 달리 유래 없이 빠르게 경제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경제 환경이 달라져 기존의 방식을 고수했다간 도태되기 쉽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는 걸 넘어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건 다소 의외였다.
연애는 하되 굳이 제도적으로 묶인다는 것에 대한 반발인 건지 결혼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을 뿐 더러 그래서인지 집을 사는 것도 반대한다.본인도 호텔 룸에서 생활하는 데 청소에 신경을 안써도 되고 늘 깨끗한 곳에서 서비스를 받으며 사는 삶에 만족한단다.
물론 집이라는 게 큰돈이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 대출이라는 큰 빚을 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어느샌가 모험심이나 창의력을 사라지고 직장이라는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는 말은 나름의 설득력은 있다.
어쨌든 그런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기에 저자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부정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삶이나 주장을 들여다보면 요 몇 년 전 광풍처럼 몰아쳤던 욜로가 연상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자신 스스로를 사랑하면서 인생을 즐긴다는 부분이 닮아있다.
물론 저자는 단순히 놀고 즐기는 걸로 그치지 않고 그 에너지를 새로운 일을 하거나 창의적인 일에 소비해 성공했다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만...
앞으로는 대학의 졸업장이나 전공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뭔가 새롭고 창의적인 일을 찾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저자의 말은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 비록 그의 이력에는 큰 잘못을 저지른 과오도 있지만 그럼에도 다른 사람과 달리 한발 앞서 미래를 예측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승부를 걸어 성공 한 그의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