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자들
루크 라인하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 지구인들이 죽음을 결사한 전쟁을 벌인다는 이야기는 SF 장르에서 흔히 다룬 소재다.

그래서 웬만한 소재는 다 다룬 게 아닐까 싶은데...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거침없이 눌러버린 책이 바로 이 책 침략자들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도 당연하지만 외계인이 나온다.

게다가 그들은 지구인들보다 지능이며 모든 것이 월등히 앞서있다.

한마디로 상대가 안 된다는 건데 이 외계인들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

생김새부터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모두 깨부수며 등장할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외계인이라면 우리는 당연하게도 E.T 같은 외모를 연상하는데 이조차도 영화나 소설 같은 데서 보여준 것에 세뇌당한 결과라는 걸 보여주듯 그들은 마치 농구공 같은 모습을 하고 통통 튀면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까지 공을 닮아있다.

그것도 털이 빽빽하게 있는 공이면서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게 마치 터미네이터의 그 고체 괴물과 비슷하다.

이렇게 생김새부터 기존의 고정관념에 허를 찌르고 등장하는 이 외계인들은 단숨에 컴퓨터를 파악해 해킹해서 기업체의 돈을 빼돌리고 테러리스트 리스트를 바꿔버리는 등 정부를 엿 먹이지만 그들은 그걸 그저 장난처럼 재미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반응에 비해 정부기관은 당연하지만 초비상이 걸리고 이 정체 모를 외계인을 추적한다.

한쪽은 장난스럽게 재미로 일을 벌이고 이를 추적하는 정부기관은 정색을 한다는 이 대비가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정부가 걱정하는 지구 정복 따윈 그들에게 안중에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가 작가의 유머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NSA를 비롯해 정부기관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루크 요원의 보고서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그들에겐 루이를 비롯한 외계인들이 재미있어서 혹은 장난으로 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경계를 하고 그들의 말을 의심한다.

자신들의 생각을 관철시키고 일반인들에게도 그들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주지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퍼트리고 가짜 증인까지 내세운다.

별생각 없이 그저 즐겁게 놀 생각만 하는 외계인들을 상대로 온갖 무기를 동원해 죽기 살기로 덤벼들고 자신들의 생각에만 치우친 보고서를 보면 헛웃음을 유발하는데 이 부분이 또 현실에서 벌어지는 모습과 닮아있어 더 재밌게 느껴진다.

공화 당원의 여섯 가지 법칙이라든가 모든 미국인은 반드시 무장해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NRA의 기고문 같은 건 우스개를 넘어 현재 미국에서 자행되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범상치 않은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이를테면 이 둘 즉 정부측과 외계인들 사이에 낀 어부 가족

그들은 젊었을 땐 베트남에 파병 갔다 돌아온 후 히피 생활을 했던 빌리와 그 가족들이었다.

빌리와 그의 아내 역시 반정부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어서 평범한 사람들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일단 어느 날 갑자기 자신들 곁으로 오게 된 이 낯선 생명체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그에게 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와 함께 정부를 상대로 엿 먹이는 짓을 함께한다.

반 테러법을 들이밀며 협조를 가장한 협박을 일삼는 그들에게 법대로 대응해 보란 듯이 빠져나오고 누가 봐도 거짓말이 분명한 거짓말을 하며 그들을 웃음거리로 삼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야기 전체에 이런 식으로 풍자와 유머를 가미한 비틀기는 지나치게 정색하지 않고 나름의 여유가 있어서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유쾌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작가가 노린 게 바로 그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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