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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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친 어느 날 문득 내가 바라고 원하던 삶은 이런 모습이 아닌데 하는 자각을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엔 이미 지금의 삶이 너무 익숙해졌다 느낀 하루카

그런 그녀에게 다시 한번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겠다는 의지가 생긴 건 우연히 들은 한 음악을 통해서였다.

그의 음악을 듣는 순간 전율과 함께 잊고 있었던 두근거림과 설렘을 느끼게 되고 단숨에 그 음악에 흠뻑 빠져든다.

이렇게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하루카를 단숨에 매료시키고 그녀로 하여금 새롭게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품게 한 음악은 무명 밴드인 the noise of tide의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라는 곡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곡을 만든 사람이자 밴드의 보컬인 기리노 줏타를 중심으로 그의 주변 인물을 비롯해 그의 음악을 통해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으며 그들의 입을 빌려 줏타라는 인물을 표현하고 있다.

누군가는 그의 첫사랑이자 그가 만든 곡인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지만 끝내 다시는 만나지 못한 사람이었고 누군가는 그와 같이 밴드를 하면서 음악에 모든 걸 걸었다 끝내는 현실과 타협하며 그를 떠난 사람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로 인해 구렁텅이에 빠진 삶을 구원받은 사람이었다.

모두가 줏타의 음악에 매료되고 그로 인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순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모두는 그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사람은 현실을 핑계로 또 다른 어떤 사람은 그의 반짝거림이 자신에게만 향하지 않는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스스로 그의 곁을 떠나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모두 믿고 있었다.

자신은 비록 현실과 타협해서 음악을 그리고 줏타를 떠나지만 그는 언제까지나 자신의 자리에서 빛나리라는 것을...

에피소드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어 더 몰입감을 줬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이 없고 스스로를 믿지 못해 불안해하면서도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엔 지금 가진 것을 잃는 게 두려워 현실에 안주하는... 그래서 줏타를 떠나기로 한 그들의 선택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언젠가부터 뭐든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믿음이 사라진 순간 사람들은 갈림길에 선다.

그래도 자신을 믿고 가던 길을 꾸준히 가는 줏타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스스로를 속이면서 현실과 타협한다.

에피소드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 같은 선택을 했고 그래서 자신과 달리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처럼 흔들림 없이 음악을 하고 굳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줏타를 보면서 그를 응원하게 되고 그에게 자신이 못 이뤘던 꿈을 투영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비록 멈추지만 줏타만큼은 뚜벅뚜벅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가기를...

시간순으로 줏타의 행적과 가는 길을 줏타로 인해 삶에 큰 변화를 겪은 인물의 입을 통해 그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나오는 인물들 각자는 서로 알지 못하지만 줏타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서로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걸 에피소드를 통해 알 수 있는데 그런 모두의 중심점이 오히려 숫기도 없고 사교성도 떨어지는 줏타였다는 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살아가면서 이 사람들처럼 인생의 지표가 되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비록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줏타와 함께 반짝거리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문득 부럽게 느껴졌다.

간결한 문체로 덤덤하게 청춘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을 쓴 저자의 나이가 20살이라는 걸 보고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론 납득이 갔다.

어린 나이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놀라운 재능에 우선 놀랐고 20대의 청춘이기에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점에서 납득이 갔다.

방황하며 두려워하고 흔들리는 청춘을 위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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