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살인을 목격한 소년과 그 소년을 죽이기 위해 뒤쫓는 킬러 그리고 그런 소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시놉만 보면 오래전 존 그리샴의 원작 소설 의뢰인이 생각나게 했다.

하지만 마이클 코리타는 여기에다 하나 더 핸디캡을 넣어 좀 더 긴박감 있고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촘촘한 그물을 만들어 위기감을 높이고 있는데 그게 바로 산불이라는 천재지변이다.

뒤에는 인정사정 보지 않는 잔인한 킬러가 쫓고 있고 앞에는 무시무시한 산불이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 자신의 한 몸을 지키기도 쉽지 않은 소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긴장감 있게 묘사되고 있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 들은 안젤리나 졸리의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는 소식에 원작이 더 궁금해지게 한 책이기도 했다.

다이빙 연습을 하기 위해 홀로 있었던 제이스 윌슨은 경찰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현장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되고 운 나쁘게도 그 살인자들에게 발각되고 만다.

제이스로 인해 자신들의 범죄가 발각되고 만 킬러들은 제이스의 증언을 막기 위해 뒤를 쫓고 소년의 증언이 필요한 연방정부는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외지고 험한 산들로 둘러싸인 몬태나의 생존 전문가 이선이 운영하는 캠프로 보낸다.

이선 역시 위험할 것을 알면서도 도움을 요청하는 전직 연방보안관 제이미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고 소년의 이름과 신분을 알지 못한 채 받아들인다.

그리고 당연하게 뒤따라 잔인하기 그지없는 블랙웰 형제 킬러도 들이닥쳐서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며 제이스와 이선의 뒤를 쫓는다.

그들의 잔인함을 눈앞에서 목격한 적이 있는 제이스외에 누구도 그들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몰랐던 무지한 사람들은 그 형제 앞에서 영문도 모른 채 처참하게 살해당했고 그들은 단지 추격을 쉽게 하기 위해 불까지 지르는 만행을 저지른다.

오랫동안 건조해서 바싹 마른 나무로 울창했던 숲은 이제 도망갈 수 없는 거대한 올가미가 되었고 이렇게 퇴로를 막은 채 한발 한발 아이 앞으로 다가가는 블랙웰 형제의 모습은 지옥에서 온 야차 같았다.

사람을 앞에 두고 마치 둘만 있는 것처럼 대화를 주고받으며 긴장따윈 하지않은 채 약간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살인귀의 모습을 한 블랙웰 형제는 여느 킬러와는 다르다.

그래서 과연 누가 이들의 역할을 맡았는 지 역시 궁금해진다.

감정이라곤 없고 빈틈 역시 없을 뿐 아니라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는 데 희열을 느끼는 사이코패스... 게다가 이런 사람이 한 명이라고 해도 감당하기 힘든데 두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들을 감당할 수 없다.

당연한 결과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이 형제의 앞길을 잠시라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두 사람은 일사천리로 원하는 목표물인 제이스를 찾아 나섰다.

전문적인 킬러인 블랙웰형제를 피해 소년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군 출신 생존 전문가 이선을 제외하면 그저 평범한 사람들... 처음부터 아이를 자신들의 캠프에 받아들이는 걸 반대했던 이선의 아내도 전직 산림 소방대원이지만 동료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다 이제는 화재 감시원이 된 해나도 폭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인 소년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데 주저함이 없는 투사였다.

그런 모습이 아마도 안젤리나 졸리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인 게 아닐까 싶다.

산불이 숲을 먹어치우고 모든 것을 태우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집어삼키는 모습의 생생한 묘사, 목격자 뒤를 쫓는 살인자들의 무지막지하지만 효율적인 추격 장면의 생동감 있는 묘사가 돋보여 끝까지 아슬아슬했고 긴장감이 넘쳤다.

소설로도 충분히 매력있었지만 영화 소재로도 확실히 매력 있는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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