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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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에게 변화가 시작된 계기는 낯선 주유소에서 얻은 아기 고양이 한 마리 때문이었다.

오래된 스쿨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다니는 로데오와 코요테

그들은 부녀 사이지만 코요테는 절대로 로데오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는다.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여행지를 정하고 누구에게도 제약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자유로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복장이나 외모를 보고 부랑자 같다 여기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그들을 보면 금방 친해지거나 아니면 어딘지 수상하다 여겨 경계를 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만 있다.

코요테란 아이는 참으로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이고 친화력도 좋아 사람들의 호감을 사기 쉬운데 문제는 그 아이가 아직 13살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라는 점이다.

공부는 홈스쿨링으로 대처하고 책을 많이 읽어 지식은 보충할 수 있지만 또래 친구가 한 명도 없고 늘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삶은 사실 아이에게는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이다.

혹시 부녀도 가난 때문에 집 없이 스쿨버스로 떠도는 걸까 하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두 사람은 딱히 돈이 궁한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왜 부녀는 친구도 이웃도 없이 전국을 떠도는 걸까?

이 유쾌하지만 비밀을 품은듯한 부녀의 숨겨진 사연은 낯선 곳에서 한 모자를 버스에 태워주면서 서서히 드러난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인 살바도르가 자신과 엄마를 때리는 아빠를 피해 길거리로 나서 낯선 자신들의 차에 탔음을 털어놓았을 때 코요테 역시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자신들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아이는 몰랐겠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의 슬픈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엄마와 언니 동생들과의 추억을 묻어놓은 공원의 개발 소식을 듣고 아빠에게는 비밀로 하면서 예전에 살던 집으로 달려가 추억상자를 되찾기 위해 작은 음모를 꾸미게 되고 소녀의 이런 비밀을 들은 스쿨버스의 동승자들은 마음을 합치고 힘을 모아 소녀의 추억을 찾는데 동참한다.

물론 그 여정이 만만하지도 쉽지도 않다.

일단 현실의 슬픔을 감당할 수 없어 예전 집 근처는 가지도 않고 아내와 다른 딸들의 이야기는 입에 올리지 않은 채 외면하고 도피하고자 하는 아빠 로데오의 눈을 피해 예전 집 근처로 가야 하는데 시간까지 여유롭지 않다.

게다가 낯선 곳에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성향 때문에 자꾸만 일정은 미뤄지고 늦춰지기만 한다.

과연 코요테는 제시간에 그곳에 도착해서 엄마와 언니 동생과의 추억이 담긴 상자를 지켜낼 수 있을까

너무나 큰 상실과 상처를 견딜 수 없어 그 존재 자체를 떠올리는 것조차 거부하고 여기저기를 떠돌면서 이별을 거부하던 소녀 코요테가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별을 받아들이고 한걸음 나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은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겪게 되는 이별의 아픔을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가고 와닿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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