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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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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금 삶이 힘들거나 불만족스러울 때만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詩도 있을까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중요한 갈림길에서 어떤 쪽을 선택해야 할까 하는 일생이 걸린 큰 고민을 비롯해 매일매일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아마도 작가는 사람들의 이런 안 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후회하느라 현재의 삶을 놓쳐버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20대에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었다는 작가의 이력을 보고서 왜 이런 책을 쓰게 된 건지 이해하게 되었다.

30대의 노라는 모든 일에 있어 의욕이 없다.

성공적인 커리어는커녕 일하던 악기점에서도 해고되고 혼자인 그녀의 유일한 반려묘마저 자신의 부주의로 집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죽어버린 날 더 이상 이 세상을 살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죽음을 결심한다.

하지만 눈 떠보니 낯선 공간에서 그녀를 맞이하는 건 오래전 그녀가 모든 것에 희망적이었던 때 자주 찾았었던 도서관의 사서 엘름 부인이었고 그녀의 안내로 노라가 후회되는 선택을 되돌려 그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음을 알게 된다.

사실 노라의 삶은 언젠가부터 후회의 연속이었다.

약혼자 댄과의 결혼을 이틀 앞두고 파혼을 선택한 일 오빠랑 함께 한 밴드에서 음반회사와 계약을 앞두고 손을 놔버린 일 그리고 수영선수로 올림픽 출전도 가능했지만 중간에 그만둬버린 일등...

다시 한번 그때의 선택을 되돌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노라는 가장 먼저 사랑하는 남자 댄을 거절한 것부터 되돌아가 그와 함께 하지만 그 삶은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차례차례로 평소 자신이 후회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선택하지 않았던 삶을 살아보는 노라는 언젠가부터 자신이 후회했던 삶은 그녀가 원했던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원하고 기대했던 그 사람들이 꿈꾸던 삶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다시 사는 삶의 모습 역시 조금씩 달라져간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도서관으로 돌아오게 되고 몇 번의 삶을 되돌아가 산 노라뿐만 아니라 그녀를 통해 독자들 역시 점점 완벽한 삶이란 뭘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한다.

일견 멋지고 행복해 보이는 삶 속에서도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을 뿐 아니라 나름의 굴곡이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여태까지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해 자책하고 스스로를 미워했던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는 노라

누군들 살면서 그 순간의 선택을 후회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후회로 현재의 삶을 망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때 그랬더라면 하는 어찌해볼 수 없는 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 역시 많다.

작가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후회와 미련으로 하루하루 죽어가던 노라를 통해 누군가의 기대나 다른 사람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게 아닌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 매일을 충실하게 살아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읽으면서 누군가가 위로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현재 당신은 잘 살고 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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