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터 라이어
태넌 존스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시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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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뭔가 느껴지는 거짓말의 향연

그렇다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 거고 무슨 거짓말을 어떻게 한다는 걸까

반전이 흔한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비슷하듯이 나 역시 속아 넘어가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인데 시작부터 거짓말이 나온다.

어랏~이러면 예상을 빗나가는 건데... 등장인물 속에서 누가 거짓말로 진실을 교묘하게 숨기는 건지 찾아보겠다는 마음을 단박에 허물어 버린다.

아버지의 유산을 받기 위해서 오래전 떠나버린 동생을 찾아온 여자

하지만 그녀를 맞은 건 싸늘하게 식은 시신이었고 이에 당황한 그녀는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나버린다. 동생의 시신은 내버려 둔 채...

그리고 그런 여자에게 마치 운명처럼 한 여자가 다가온다. 게다가 그녀는 죽은 동생의 외모와 상당히 닮아있다

여기서 첫 번째 거짓말이 등장한다.

누구나 예상했듯이 유산을 타내기 위해 그녀에게 자신의 동생인 로빈인 것처럼 해주면 원래 동생 몫으로 받을 유산을 넘겨주겠다는 후한 제안을 하는 그녀 레슬리

그리고 변변치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던 여자 메리는 그 제안을 수락해 둘의 동맹이 맺어진다.

이제 두 사람은 같은 편이자 한배를 탄 사이가 되었지만 돈을 위해 뭉친 팀치고 둘 사이에는 뭔가 미묘한 긴장감과 더불어 신경전이 펼쳐지는 데 어쩌면 돈 때문에 엮인 사이라 서로를 믿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메리의 시선에서 보면 레슬리에겐 뭔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었고 그녀는 몰래 레슬리의 뒤를 밟아 그녀가 자신에게 한 거짓말 중 하나를 캐낸다.

여기서 두 번째 거짓말이 등장했다.

집 때문에 돈이 필요했다는 레슬리의 말이 거짓말임을 알아낸 메리의 행동에도 묘한 구석이 있다.

처음 제안받은 대로 자신이 로빈인척하고만 있으면 자신 앞으로 큰돈이 떨어지는 데 그녀는 도대체 뭘 더 원해 레슬리의 주변을 캐고 다니면서 불안하게 하는 걸까

메리가 원하는 건 뭘지 그리고 돈이 절실한 것 같지 않은 레슬리는 무엇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면서까지 급하게 그 돈이 필요한 건지... 평소의 그녀를 보면 절대로 법 같은 건 어기지 않을 모범생처럼 보이고 그렇게 행동하기에 더더욱 그녀의 태도는 수상하다.

생기고 멋진 남편, 그를 닮아 이쁜 아들, 그리고 멋진 정원이 있는 집에다 안정된 커리어까지... 속된 말로 보면 다 갖춘 것처럼 보이는 그녀지만 그녀가 어린 아들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 이상했다.

그리고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남편 역시 직장 동료이자 싱글 맘인 여자와 너무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쯤 되면 온갖 흔한 설정이 떠오른다.

남편이 알고 보면 바람을 피우고 있는 중이거나 아니면 레슬리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중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더 나가서 사실은 메리가 남편과 아는 사이 혹은 둘이 짜고 레슬리에게 음모를 꾸민 것이라든가...

그런 점에서 보면 메리의 행동은 일부 납득이 가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서슴없이 일탈하는 행동을 하고 집요하게 레슬리의 뒤를 캐는 행동은 솔직히 거부감이 들게 한다.

왜 그녀는 처음 약속대로 맡은 일만 하지 않고 이러는 걸까? 그녀의 행동에 뭔가 의도가 있는 걸까?

더군다나 돈에 연연하지 않는 듯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그녀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뭘까?

처음 모습 즉 남자에게 가진 돈을 다 뺏기고 무력하게 바라보던 메리의 모습은 사라지고 점점 더 대범하기 그지없을 뿐 아니라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매력을 마음껏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에 대한 인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처음엔 레슬리가 모든 상황의 주도권을 쥔 듯 보였지만 뒤로 갈수록 이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는 건 메리임이 분명해진다.

한 팀이면서 서로를 경계하고 뭔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묘한 의심만 쌓여가게 할 뿐 결정적인 원인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세 사람의 시선으로 서서히 밝혀지는 그들 사이의 비밀과 거짓말은 예상대로 엄청난 반전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긴장감과 내면의 심리묘사가 괜찮았다.

특히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공감 가는 부분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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