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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 ㅣ Art & Classic 시리즈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아일렛, 솔 그림, 진주 K. 가디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2월
평점 :
어릴 적에 재밌게 읽은 고전의 새로운 발견이랄지...
확실히 나이 들어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그때와는 또 다른 감정을 느끼는 데 이 책도 그랬다.
제목도 이쁘고 내용도 숨겨져 있던 화원을 찾아다니던 소녀와 소년의 비밀과 모험 비슷한 것에 초점을 맞춰 흥미롭게 읽었던 게 어릴 적의 나라면 지금에서 다시 읽는 책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아픔을 화원 속에 꽃을 보살피고 다시 피게 하면서 서서히 상처를 치유하고 성숙해가는 힐링물이 자 성장소설로 다가왔다.
책 속에 등장하는 소녀와 소년들은 성장 배경이나 환경에 따라 성격이며 행동에서 극심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일단 너무 바쁜 부모에게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신의 말에 복종하는 하인들에 둘러싸여 제멋대로 자라다 한순간에 홀로 남겨져 낯선 친척 집으로 오게 된 소녀 메리는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짜증을 잘 내고 제멋대로인 성질을 하고 있으며 남들에게 보살핌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방진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이런 소녀의 모습과 판박이인 아이가 바로 메리가 온 대저택의 유일한 아이인 콜린
콜린이 남자아이라는 걸 빼면 둘은 경제적으로는 부족함 없이 컸지만 둘 다 부모의 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자라 남을 위한 배려의 마음도 참을성도 배우지 못한 버릇없는 아이 그 이상은 아니었다.
이런 두 아이와 대조적인 아이가 바로 12명의 형제자매와 살면서 풍족하진 않지만 애정이 풍만한 집안에서 사랑받고 자라 누구에게나 밝은 얼굴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디콘
디콘이라는 아이는 넘치는 사랑으로 주변의 동물들을 보살필 줄 알고 온갖 꽃이며 자연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지닌 건강한 아이였고 이런 디콘을 만난 게 메리와 콜린이 결정적으로 변하게 된 원인이 된다.
한순간에 부모를 잃고 고모부가 계신 낯선 이곳 미슬스웨이트로 온 메리는 우연히 이 집에 있는 비밀스러운 화원에 대해 알게 된다. 하지만 그곳은 이 집을 둘러싼 비극과 관계되는 곳이라 누구도 입에 올릴 수 없는 곳
열 살 어린 소녀의 마음에 비밀스러운 그곳은 단숨에 매력적인 장소이자 너무나 찾고 싶은 곳으로 변했고 당연한 결과로 그곳을 몰래 찾아다니다 마침내 그곳을 들어가는 문을 발견하게 된다.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그곳을 보는 순간 매료된 메리는 자신보다 꽃에 대해 더 잘 알고 자신의 비밀을 지켜줄 수 있으면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콘을 이곳으로 끌어들여 화원을 가꾸기 시작하면서부터 매일매일 눈뜨는 게 행복한 날로 변했고 그렇게 소녀는 모든 것이 변해갔다.
그리고 폭풍우 치는 밤 어두운 방안에 홀로 남아 울고 있는 소년 콜린을 만나게 되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달라져 갔고 마침내 이 커다란 저택을 에워싸고 있던 비밀과 슬픔이 마치 안개가 걷히듯 서서히 걷어져가는 과정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비밀의 화원은 오랫동안 사랑받은 책답게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지만 무엇보다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에 대한 생생한 묘사 그중에서도 특히 비밀의 화원이 달라져가는 모습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쳐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그중에서도 자신감이 없고 신경질적이었던 소년 콜린이 외형부터 성격까지 하나하나 변화되는 모습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부모와 주변 사람의 따뜻한 애정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