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갱은 셋 세라 명랑한 갱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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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의 유쾌한 은행강도 팀 이야기 명랑한 갱 시리즈는 특유의 엉뚱함과 유쾌함에다 적당히 허를 찌르는 재미까지 다 합쳐진 엔터테인먼트 같은 소설이다.

일본에서는 아주 오래전에 나온 1,2편에 비해 3편인 이 책은 전편들이 나오고 9년이 지난 후 나왔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떨지도 궁금하다.

일단 주인공들이 은행강도라는 흔하지 않은 일을 하지만 이게 또 이들의 주 수입원이거나 은행강도라면 흔히 연상되는 난폭한 행동을 하고 누군가의 목숨을 위협한다는 등의 거친 행동을 일삼는 위험한 사람들이 아니라 마치 장난처럼 혹은 심심한데 은행이 있어 턴다는 식의 가벼움으로 어필하고 있는데 이게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엉뚱한 면과 어울려 재미있는 시리즈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간간이 어울려 은행을 털면서 엉뚱한 사건에 휩쓸리는 게 특기인 나루세일당은 이번에도 은행 하나를 가볍게 털어 소기의 목적을 이뤘지만 경비원의 반격으로 일행 중 한 사람인 구온이 왼팔에 부상을 입는다.

은행강도인 주제에 의외로 가족적인 분위기인 팀은 팀원 중 일행인 유키코의 아들이자 자신들이 어릴 적부터 같이 키우다시피했던 신이치가 처음 가진 직장인 호텔에 갔다가 위기에 처한 한 남자를 구하게 되지만 이 남자 히지리는 오히려 자신을 도와준 팀의 약점 즉 경찰들과 언론이 찾고 있는 그 은행강도라는 걸 눈치채고 협박을 한다.

하필이면 구해준 사람이 악당보다 더한 악당이라는 점이 이 팀의 불운이지만 남들이라면 불안에 떨고 허둥 되기 마련인 때에도 차분히 대책을 세우는 팀은 각자가 가진 장기를 이용해 적진으로 스며든다.

게다가 조사하면 할수록 히지리는 기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돈이 되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라면 자신의 기사로 누가 피해를 보고 얼마나 지옥 같은 일을 겪는지 따위는 관심없는 그야말로 자신들보다 더한 악당일 뿐 아니라 머리까지 좋아 속여 넘기기도 쉽지 않고 여차하면 자신들이 이제껏 해왔던 일과 정체를 들키는 걸로 모자라 자신들 주변 사람까지 모두 피해를 볼 상황에 처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양심의 가책 같은 건 느끼지 않고 속 시원하게 대갚음해 주자!

이런 목표 아래 하나하나 계획을 세워 나가는 갱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도와 히지리의 기사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같이 팀을 이뤄 아슬아슬하지만 흥미로운 작전은 시작된다.

이제 은행을 턴 일 따윈 잊어버리고 자신들보다 더한 악당인 히지리를 자신들의 피를 안묻히고 깨끗하게 처리하기 위해 진짜 쎄고 전문적인 악당을 끌어들인다.

속된 말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작전인데... 그러기 위해 팀이 세운 전략은 이사카 코타로식의 엉뚱한 유머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방법이라 읽다 보면 웃음이 실실 나온다.

거창한 사회의식을 요구하거나 통렬한 비판이 있는 블랙 유머 같은 걸 기대하기보다는 이들이 과연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지 그러기 위해 얼마나 기상천외한 방법이 나올지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보다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듯...

1,2편을 읽은 지 오래라 이야기의 텀이 커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닐지 하는 걱정은 우려에 불과... 1,2편을 안 읽었던 사람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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