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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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오랜만에 요코야마 히데오의 신작 빛의 현관이 출시되어서인지 새삼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듯 하다.

이번 작품은 이제까지의 그의 작품과 조금은 색이 다른 듯 한데 읽어보지않아서 뭐라 평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론 그가 쓴 경찰소설이 최고인듯 하다.

다른작품에서도 경찰세계에 대해 깊은 이해와 통찰 그리고 통렬한 비판을 애정을 가지고 써왔던 요코야마 히데오

64 는 그런 그가 쓴 최고의 경찰소설이자 깊고 깊은 부성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 큰 딸아이가 아빠인 자신의 외모를 닮은것을 비관해서 가출을 한 후 미카미의 일상과 가치관은 뿌리채 흔들리고 이런 와중에 형사를 천직으로 알았던 그에게 홍보실로의 발령은 형사실격이라는 자괴감을 안겨준다.

여기에 형사부와 경무부의 첨예한 대립은 두 곳 모두에서 활동한적이 있는 미카미에게 족쇄처럼 작용해서 두 부처의 직원모두에게 경원시되고 있는 실정이기에 점 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위태로운 와중에 도쿄본청에서 경찰청장의 시찰이 예정되어 있고 이 시찰은 이곳 현경에서 일어난 유괴사건중 유일하게 그 범인을 잡지못한채 공소시효 1년을 남긴 일명 `64`사건해결을 위해 다시한번 주의를 기울이는 회견이 될 예정인데...이 시찰을 중심으로 모두가 긴박하게 돌아간다.

 

14년전에 발생했던 유괴사건이자 유일하게 범인을 잡지못한 사건이기에 경찰로 근무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 사건은 부채와도 같은 데 공소시효를 1년 남겨두고 무언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얼핏 유괴사건이 주가 되는것 같지만 정작 이 책을 읽다보면 경찰 조직내의 파워게임과도 같은 이야기임을 알수있다.

다른 직장이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명 공무원이라고 하는 경찰 조직도 다른 기업과 다를바 없이 서로 계파를 만들고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곳에 줄을 대기 위해 노력하고 위험을 회피해 자신의 보신에 열중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단지 경찰이라는 조직은 사람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법과 질서를 유지 집행하는 곳이자 시민들이 기댈수 있는 최후의 보루처와도 같은 곳이기에 일반 기업이나 조직과도 좀 다를것이라 생각하고 다르길 바랐을뿐이지만 그들 역시 사람과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조직이기에 일반성과 보편성을 벗어날수없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도 형사부와 경무부의 첨예한 대립으로 새삼 확인해준다.

아니 오히려 특별한 잘못이 없으면 보직되거나 해임되는 고통이 없어서인지 더욱 자기조직에 대해 편파적이고 외골수적인 충성도를 보일뿐만 아니라 그런 자신들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선 경찰로서는 해서 안될 최후의 자존심마저도 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일반적인 모습과 대비되는 사람으로 미카미를 내세워 계파간의 갈등과 그런 첨예한갈등속에서 고뇌하고 고민하는 인간상을 보여주는데...형사과를 천직으로 생각하면서도 현재는 홍보담당관으로서 형사과에 척을 지고 있는 설정은 마치 일반직장에서도 엄연히 존재하는 이른바 줄서기에 대한 갈등과 고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창`에 대한 미카미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바깥과 내부를 연결하는 통로로서의 창 혹은 스스로를 외부와 단절하며 옭아매는 도구로서의 창...

미카미에게는 그런 창이 자신의 아이가 가출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어 회피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가두어버리는 역활을 한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가족과 갈등하는 사람도 직장에서 자신의 역활에 회의가 드는 사람도 아니면 너무나 바쁘게 살다보니 스스로를 잃어버린 사람에게도 공감을 불러오는 책일것 같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한듯 조여오기도 하고 막막해지고도 하고 뭔가 뜨거운것이 솟구쳐 올라오는 책이었다.

뻔한 결말을 보여주지않은것도 이 책이 마음에 든 것 중 하나이다.

미카미가 뛰는 내내 내 마음도 조바심쳤고 최후의 격전을 벌이는 모습에선 나 역시도 현장에 있는듯 숨을 죽이게 만들었다.

너무 멋진 소설이자 마음아픈 소설이기에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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