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갇힌 남자 스토리콜렉터 8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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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딸의 생일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온 데커를 맞이한 건 그가 경찰이 되고 처음 맡았던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메릴 호킨스였다.

메릴은 데커에게 자신이 무죄이며 데커가 자신의 누명을 벗겨달라는 요구를 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너무나 분명한 사건인데 이제 와서 왜 그는 무죄를 주장할까 의문이 든 데커

그런 데커의 의문이 당연한 이유는 죽은 가족과 운 나쁘게도 그 시간 그 집을 방문했던 남자를 죽인 총이 메릴의 집 벽의 숨겨진 곳에서 발견된 건 물론이고 피해자 가족 중 유일하게 총이 아닌 목 졸려 죽은 아이의 손톱에서 용의자의 것이 분명한 DNA가 나왔던 것 여기에다 사건 당일 뚜렷한 알리바이도 없이 폭풍우 치는 밤 길거리를 배회하다 경찰에 검거되는 등... 누가 봐도 그의 범행임이 뚜렷했던 사건이기에 데커의 의문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건을 맡았던 동료들은 이 사건을 재조사하는 것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가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도 전에 메릴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채 발견된다.

말기 암을 앓고 있어 죽을 날을 받아 놓은 그의 목숨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로 인해 자신의 남편을 비롯해 아이들까지 잃은 여자와 남편을 잃은 여자 두 명의 알리바이를 조사하던 중 메릴에 의해 가족 전부를 잃었던 수전 리처즈가 급하게 행방을 감춰버리고 또 다른 아내인 레이철 역시 뭔가 숨기는 게 있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그게 뭘까? 그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뭔지... 자신이 그때 당시 놓쳐버린 단서를 찾아 다시 13년 전 자신이 맡았던 사건을 수사하고자 하지만 FBI에서는 그의 수사를 용인하지 않고 귀환할 것을 명령한다.

하지만 자신이 한 수사가 잘 못되었을 수도 있음을 안 순간부터 그에게는 오로지 진실만이 중요할 뿐이고 그런 그의 태도를 팀장은 용인하지 않는다. 이로써 그는 자신의 커리어마저 잃을 상황이지만 묵묵히 진실을 찾아 과거를 헤집기 시작한다. 데커에게는 언제나 진실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고지식한 태도는 그로 하여금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사실 데커는 과잉기억 증후군을 앓고 있어 한번 본 모든 것을 머릿속에 저장해두고 기억을 잃어버리는 일 따윈 절대로 없는 데 그렇다면 그 사건은 데커가 실수를 했던 것일까? 의문이 들 즈음에 데커는 처음 맡았던 살인사건에서 너무나 분명한 DNA 증거가 피해자의 몸에서 나왔을 뿐 아니라 용의자의 몸에서도 상처가 발견되었고 쐐기를 박듯이 용의자의 집에서 숨겨둔 것 같은 범행도구마저 나오면서 세세한 부분은 신경을 쓰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보고서나 부검 감정서는 채 읽어보지 않았음이 그의 입을 통해 밝혀진다.

그렇게 모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누가 더 이상 부검 감정서 같은 것에 신경을 쓸까 ... 데커의 행동은 누가 봐도 납득할만했지만 자신의 실수로 인해 누군가의 인생이 끝장나버렸음을 깨닫는 순간 그는 엄청난 죄책감과 죄의식으로 다시 한번 깊은 감정의 밑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괴로워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가 이렇게 괴로워할 틈조차 용납하지 않는 듯 그의 목숨을 노리고 그의 목숨 대신 그를 도와주려던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면서 그날 밤의 진실을 알고 있거나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된 사람들이 마치 낙엽처럼 쓰러져간다. 이제는 모두가 그 날밤의 범인은 메릴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누가 그에게 누명을 씌웠을까?

그 두 가족은 왜 범죄의 표적이 된 걸까? 모든 것을 원점부터 수사하기 시작하는 데커와 파트너

그리고 그들은 작은 도시 벌링턴에서 오랫동안 진행되어왔던 거대 범죄의 꼬리를 잡는다.

이렇게 단순히 돈이 필요했던 한 남자의 강도 살인사건으로 보였던 사건의 진실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고 사방에서 총질이 난무하고 희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느리지만 뚜렷하게 사건의 본질로 독자를 이끌어가는 데커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만을 찾아가는 데커의 활약상을 담고 있는 데커 시리즈의 5번째 이야기인 진실에 갇힌 남자는 조금씩 주변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가족이 처참하게 살해된 기억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데커가 그 잔인했던 기억만이 아닌 가족의 또 다른 모습도 기억하기 시작하는 걸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슴도치같이 가까이 오는 사람 모두에게 가시를 세우던 데커가 과연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지를 보는 건 범죄의 단서를 쫓아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의 즐거움과는 별개의 즐거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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