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송 1 - 늦은 밤, 피나 콜라다
아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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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섹스 앤 더 시티로 유명한 소설 환락송은 대도시에 모여 살아가는 여자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어 인기를 끌었는데 동명의 드라마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단다.

어디나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나 사람들의 철학에 의해 조금씩 그 차이를 보이는데 미국 드라마인 섹스 엔 더 시티에서는 여자들의 성에 대해서도 자유롭고 거침없는 반면 동양 사상이 깊이 박혀있는 중국에서는 성에 대해 예전보다는 자유로워졌다고 해도 여전히 여성들에게 엄격한 잣대가 있을 뿐 아니라 남존여비 사상이 뿌리 깊이 남아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각자 다른 환경과 다른 조건에서 나고 자란 5명의 여자가 대도시 하이시 그중에서도 환락송이라는 아파트 22층에 이웃하며 살게 된 계기로 서로 친해지게 되지만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다 보니 서로 다른 개성과 성격이 가끔씩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모두가 미혼이며 독립해서 살고 있고 직장에 다니는 커리어 우먼이라는 공통점이 이들을 뭉치게 했다.

어릴 적 고아원에서 자라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한 커리어 우먼인 앤디는 자신의 기억에만 남아있던 남동생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이곳 중국으로 건너와 환락송 22층에 살게 되지만 어릴 적 봤던 엄마의 모습... 즉 남자에 미쳐 모든 것을 버리고 끝내는 정신까지 놔버린 그 모습이 트라우마로 남아 남자를 사귀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외모에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변변한 연애를 해 본적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지만 우연이 한 채팅방에서 만난 사람인 필명 특이점과는 마음이 통하고 처음부터 편하게 느껴져 자신의 처지를 모두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감정을 알지 못해 당황하고 있다.

또 다른 여자 판성메이는 자신이 일하는 직장에서는 나름대로 인정받는 커리어 우먼이고 어떤자리에서도 자신을 돋보이게 할 줄 아는 관록이 있지만 자신의 뛰어난 미모를 이용해 부잣집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오랜 숙원이기에 항상 소개팅이나 맞선을 보고 있다.

그리고 그런 판성메이를 경멸하는 부잣집 외동딸 취샤오샤오는 학창 시절을 비롯해 유학 생활 중에도 재벌인 부모를 믿고 마음껏 자유로운 생활을 하다 배다른 오빠들에게 아빠의 회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급히 귀국해 이곳 환락송에 자리 잡고 앤디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회사를 차려 잘나가고 있는 중

그녀에게 있어 자신의 외모만 믿고 남자로부터 명품 선물을 받기 위해 웃음을 팔고 틈을 노려 남의 자리를 뺏는 것도 개념치 않는 여자를 혐오하고 있는데 그녀에게 판성메이는 그런 유형의 여자이기에 둘 사이는 계속 삐걱거린다.

연애다운 연애를 제대로 해보지 못해 회사 내 직장 상사와 한순간 뜨거운 사랑을 했던 또 다른 여자 추잉잉은 그 팀장의 실체를 깨달은 것과 동시에 직장에서도 잘리는 불운한 신세가 되지만 22층 여자들의 격려에 힘 있어 재취업에 성공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마지막 관쥐얼은 넉넉한 집안에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답게 모든 것에 온화하고 둥글둥글해서 다른 4명의 지지를 받지만 그런 이유로 오히려 뚜렷한 개성이 없다.

지금 다니는 직장의 인턴생활에 고가의 점수를 받아 그대로 취업에 성공하고픈 마음뿐...

이렇게 5명 모두는 각자의 개성과 성격에 맞게 일도 사랑도 열심히지만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이 인생

모든 것에 느긋했던 관쥐얼이 첫눈에 반한 상대가 알고 보니 취샤오샤오와 현재 뜨거운 사이고 모처럼 자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 옛날 동창과 서로 거짓말을 한 게 드러나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판성메이는 가족문제까지 겹쳐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앤디 역시 오랫동안 찾았던 동생의 모습을 확인한 후 자신에게도 정신병이 발병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다가오는 특이점과의 사이가 쉽지 않다.

이렇게 5명 각자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그녀들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의 맛보기를 보여준 게 1권이라면 2권에서는 본격적인 그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질듯하다.

요즘 세대들의 취향에 맞게 각자 개성도 강하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할 줄 아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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