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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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살해한 범인을 스스로 잡고 런던으로 돌아갔던 케이트가 다시 스카보로로 돌아온다.

자신이 나고 자란 집을 처분하지 못해 세를 놓았는데 세입자가 집을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려놓고 몰래 떠나버린 덕분에 어쩔 수 없이 고향집을 찾은 케이트는 엉망인 집 덕분에 근처의 콘도에 방을 빌렸지만 하필이면 그 집의 딸아이 아멜리가 실종되면서 또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게다가 얼마 전 같은 나이의 소녀 사스키아가 실종되었다 시체로 발견된 날 아멜리가 대낮의 쇼핑몰에서 실종된 사건은 경찰뿐만 아니라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

케이트가 런던에서 온 경찰이라는 걸 안 아멜리의 부모는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고 아버지의 살인사건으로 이미 케일럽과 많은 의견 충돌을 겪었던 터라 이번에는 개입하지 않으려 하지만 두 번의 실종사건 전에 또 한 번의 실종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 케이트는 경찰의 신분이 아닌 비공식적인 신분으로 수사를 한다.

두 사건전에 발생한 실종사건의 주인공인 소녀 한나 역시 이번 사건들과 같은 14살의 소녀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깜쪽같이 사라져 이제까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점 등 케이트가 보기엔 연관성이 보이지만 케일럽을 비롯한 이곳 스카보로의 경찰들은 이번 사건과 한나 사건의 연관성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또다시 남의 관할에서 수사에 끼어들 수 없었지만 도저히 모른척할 수 없었던 케이트는 자신의 신분을 기자라 속이고 사건 관계자를 차례로 만나보면서 케일럽은 놓쳤던 단서를 찾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실종되었던 소녀 라일라가 갇혀있던 곳에서 탈출해 구조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모두가 이번에는 속칭 고원지대 살인마라 일컫는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만 소녀는 충격으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케일럽은 라일라를 구한 목격자와 또 다른 목격자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 직감해서 그 둘을 수사하지만 두 사람은 뚜렷한 혐의점이 없다. 단지 케일럽의 직감만이 그 둘을 의심에서 내려놓지 못할 뿐이고 소녀가 기억해 낸 납치범의 모습과는 전혀 닮은 점이 없다.

하지만 목격자는 그를 고마워하는 라일라의 부모의 호의에 기생해 그들 주변을 맴돌면서 돈을 요구하면서 케일럽의 의심을 수긍할만한 행동을 하는 등 어딘지 석연치 않을 뿐 아니라 그 외에는 뚜렷한 범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 전에 나왔던 작품들처럼 이번에도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추적하고 쫓는 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 짓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기존의 크라임 스릴러와 달리 스피디하거나 연속해서 사건이 터져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준다기 보다 등장인물들의 내면의 갈등이나 심리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사건 해결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보기엔 다소 밋밋하다 느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범인을 특정 짓기가 쉽지 않아 책을 보면서 범인을 추리하는 재미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하나의 사건을 두고 그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심리와 감정의 변화 그리고 사건 이면에 숨겨진 갈등에 대한 차분하지만 치밀한 묘사는 서서히 사건의 진실을 향해가면서 조여오는 듯한 긴장감이 장점인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고 있다.

여기에 주인공인 케이트는 남다른 직감과 범죄의 냄새를 맡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유능한 커리어 우먼이지만 이제까지 남자 형사가 주인공인 시리즈의 특징... 예를 들면 알코올중독이나 사고로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를 가진 것처럼 큰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바닥이라 제대로 된 데이트는커녕 연애조차 해보질 못했고 남자들이 자신을 좋아할 리 없다는 생각이 그녀가 가진 능력을 발휘하는 데 영향을 끼칠 정도... 그런 이유로 남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늘 최악의 선택을 해서 스스로 상처를 자초하지만 이번엔 그런 그녀에게도 누군가가 다가온다.

연이어 벌어지는 실종사건과 그 사건을 수사하면서 드러나는 실종된 소녀들이 처한 환경의 문제점은 소녀들의 실종이 사건인지 아니면 자발적인 실종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수사에 혼선을 주고 그런 혼선으로 수사의 방향이 어떤 식으로 틀어질 수 있는지 왜 미해결 사건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복잡한 등장인물, 단순하지만 쉽게 풀릴 수 없는 사건, 드러나지 않는 사건의 목적, 그로 인해 종잡을 수 없는 용의자... 샤를로테 링크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공통적인 플루트를 그대로 따른 작품

전작들을 재밌게 읽었다면 이번 작품도 마음에 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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