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지 말 걸 그랬어 케이스릴러
김하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눈 떠보니 자신의 기억과 달리 11년이 지나버렸고 유일한 핏줄이던 동생마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자가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동생은 왜 죽었는지를 밝혀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깨어나지 말 걸 그랬어는 제1회 k 스릴러 작가 공모전 대상에 빛나는 작품이다.

그런 만큼 짜임새 있게 잘 쓰인 작품이기도 한데 무엇보다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좀체 짐작할 수 없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일단 11년 만에 깨어난 여자 연영이 알게 된 사실은 오랫동안 자신이 언니로서 마치 자식을 돌보듯 돌봐왔던 동생의 믿을 수 없는 죽음이다.

더군다나 동생 수경이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는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연영을 온통 뒤흔들기 충분했지만 그녀를 이제껏 보살펴온 존재이자 수경이의 가장 절친이던 은지의 엄마 상미의 말을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수경이는 왜 자살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 연영은 동생의 학창 시절에 대해 잘 아는 동생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자 하지만 그들 역시 11년이 흐른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어 별 도움이 안 되지만 연영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자신의 사고가 누군가가 밀어서 생긴 사고였다는 걸 기억하는 연영에게 수경이의 죽음 역시 자살로 위장한 살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지만 그녀가 잠들어있는 동안 너무 많은 것이 변했고 많은 증거들이 이미 사라진 후라 수경이의 흔적을 찾는 것이 막막하기만 하다.

이렇게 아무런 기억도 없고 아무런 증거 하나 없으면서 그저 동생이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는 언니로서의 막연한 느낌은 동생의 동창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동생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는 후회와 미련만이 남는다.

이야기의 초반은 연영이 깨어나면서 알게 된 이런저런 충격적인 이야기로 관심을 끌었다면 중간까지는 수경이의 학창 시절에 대해 알아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진실... 즉 수경이가 생각처럼 친구관계가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절친이었던 은지와도 멀어졌었다는 사실을 수경의 동창들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

중반까지 이렇게 별다른 범죄의 이유나 동기가 밝혀지지 않고 큰 사건성이 없이 그저 언니가 몰랐던 동생의 학교생활을 알게 되면서 연영이 받은 충격과 자책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 다소 느슨하게 느껴졌다.

설마 이대로가 끝인 걸까 싶을 정도로 뚜렷한 사건성이 보이지 않아 조금 실망스럽게 느껴질 즈음 처음부터 가졌던 의문 즉 왜 친구의 엄마가 그토록 오랫동안 연영을 돌봤을까 하는 것에 대한 답이 밝혀지면서 그때부터 본격적인 반전이 시작되고 거침없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난 진실은 충격적이기보다는 슬픔을 느끼게 해서 제목이 더 와닿았다.

아마도 깨어나지 말 걸 그랬어는 연영의 회한이 담긴 독백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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