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겟티드 - 당신이 누른 ‘좋아요’는 어떻게 당신을 조종하는가
브리태니 카이저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날에 카드사나 온갖 업체에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거나 쿠폰을 받는 일이 이젠 별다를 것 없는 일이 된지 오래지만 처음에 이런 걸 받았을 때는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론 조금 겁도 났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떻게 내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거지 하는 의문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었는데 어떤 사이트든 뭔가를 사거나 확인하고 싶으면 일단 회원가입을 해야 하고 그 절차 중에 제3자에게 본인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항목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런 사태의 원인 제공은 본인 스스로 한 것인데 이런 사항에 동의를 하지 않으면 회원가입 자체가 안되게 되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불리한 독소조항이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조항은 없어지지 않았고 이제는 사람들 스스로가 아무런 불편이나 거리낌 없이 여기에 동의하는 지경이 되었다.
그런 사람들의 정보를 모아 모아 데이터화했고 여기에다 조금 더 발전해 그 사람이 좋아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 이를테면 개인 sns에서 그 사람이 좋아요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들을 따로 모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그 데이터를 기초로 그 사람에 맞는 취향 저격인 상품을 소개하거나 그 업체의 DM이 발송되는 현재를 우리는 살고 있다.
단순히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런 데이터를 사고팔거나 수집한다고만 생각했던 데이터를 좀 더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관리해 이를 무기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바로 타겟티드의 저자가 겪은 일이기도 하다.
우리도 분명히 기억하는 것 중 하나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대선전이다.
모든 사람들이 당시 힐러리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의외의 결과로 트럼프가 당선되었는데 그때 선거캠프의 그림자처럼 뒤에서 이 모든 상황에 도움을 준 팀이 바로 저자 브리태니 카이저가 속했던 캐임브리지 애널리티카였고 그 팀이 한 일이 바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해 트럼프가 유리하도록 이끌었다는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다.
브리태니 카이저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왔고 트럼프의 대선전을 지켜보면서도 계속 자신이 신념과는 반대로 보수인 공화당을 위해 일한다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캐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서 일하게 된 이유는 첫 번째가 경제적 이유지만 이제까지와 다른 새로운 개념으로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마케팅을 한다는 부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컸던 것 같다.
자신은 몰랐던 새로운 신개념과 새로운 접근 방식에 매료된 그녀의 대가는 컸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들이 데이터를 이용한 방식은 악의적일 뿐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여론 조작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용한 심리적인 조작을 통해 원하는 바를 거침없이 취하고 개인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데 양심의 거리낌 따윈 없었다.
그런 이유로 스스로 내부 고발자가 된 브리태니 카이저의 이야기를 담은 타겟티드는 현재 만연해 있는 개인의 정보를 이용한 데이터의 상업화가 악의적으로 이용하면 어떤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우리에게 경종을 들려준다.
자칫 딱딱하거나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마치 이야기처럼 들려주고 있을 뿐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이라는 걸 몰랐다면 한편의 음모극처럼 느껴질 정도로 트럼프의 대선 당시의 이야기나 블랙 시트가 결정된 영국의 상황을 현장감 있게 들려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그녀의 경고가 더 무섭게 느껴졌다.
개인의 정보가 담긴 데이터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면에 이용될 것이 분명한 만큼 이에 대응하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고 개인들도 정부와 기업이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지 지켜봐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