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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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로도 유명하지만 맛있는 요리를 잘하는 걸로도 유명한 배우 김수미는 극 중에서 찰진 욕을 시원하게 잘하는 걸로도 손꼽힌다.

욕을 먹으면 기분이 나쁜 게 당연한데 그녀의 욕은 진짜 욕이 아닌 잘 되라는 잔소리요 힘내라는 응원처럼 들리기 때문인지 걸출한 욕을 먹고도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그녀가 고민이 있거나 상담하고 싶은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응원을 해주거나 해결책을 찾아주고 혹은 위로를 해주거나 잘 못한 건 걸출한 욕 한마디 섞어 꾸짖어 놓은 걸 모아 책으로 담았다.

고민거리와 상담 내용을 책을 엮은 만큼 살아가면서 한 번쯤 고민해봤을 애정문제나 가족 간의 문제, 인간관계, 직업의 고민에 돈 문제까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거기에 대한 답으로 속 시원한 해결책이나 욕 한 바가지 섞은 가벼운 질책과 함께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김수미식 화법은 정겹기 그지없다.

적당히 유머를 섞어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녀의 특기인 욕 한 바가지 하는 식의 가벼운 상담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물론 심각하지 않은 상담 내용은 이 같은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상담 내용이 쉽게 지나칠 수 없거나 깊은 통찰이 필요할 때의 그녀의 답에는 오랫동안 살아온 인생의 연륜과 애정이 묻어 있어 마치 외할머니가 하는 말같이 들린다는 게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취업이 고민이거나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아 애타거나 혹은 한창 연애하는 데 문제가 있는 청춘들에게는 마음껏 고민하고 마음껏 사랑하면서 실수를 해도 된다는 꿈과 희망 섞인 조언을 해주고 가족 간의 문제나 부부간의 문제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좀 더 깊이 있는 조언을 해주는 데 그런 조언은 그야말로 그런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하는 말이라는 게 느껴져 신뢰가 간다.

가볍게 욕을 해줘야 하는 부분에선 욕쟁이 할머니처럼 욕한사발을...힘을 실어줘야 하는 부분에선 친정엄마처럼 위로와 함께 격려를 해주는 그녀의 조언을 보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글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조언을 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군데군데 풀어놓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보다 보면 어느 누가 평탄하기만 한 인생을 살았을까 하는 말처럼 그녀 역시 우리의 모습과 별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여기에서 동질감도 느낄 수 있어 그녀의 응원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답답하고 막막한 사람들을 대신해 속 시원한 욕 한 사발을 해주는 그녀로 인해 낄낄 웃게 되고 해결법에 감탄하다보면 작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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