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사랑법 스토리콜렉터 81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기이한 살인사건이 연달아 벌어진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여성의 시체가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자세히 봐야 죽은 사람이라 걸 알 수 있도록 방부처리를 한 시체에는 목을 조른 흔적 외엔 별다른 외상이 없어 사망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녀들이 왜 선택된 건지도 알 수 없어 용의자를 특정 짓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느 살인자와 확연히 다른 횡보를 보이는 이 연쇄살인사건을 돕기 위해 FBI 요원 테이텀과 범죄 심리학자인 조이 벤틀리가 투입되면서 몇몇의 단서를 통해 알게 된 것들로 범죄자의 심리와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다.

두 사람이 파악하기에 범인은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실수 없이 범행을 실행할 능력이 있는 사이코패스형으로 이제까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사이코패스 형 연쇄살인범들과 조금 다른 횡보를 보이고 있다.

그에게서는 시신을 보란듯이 버림으로써 누군가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거나 자랑하는 것도 경찰에게 도발함으로써 만족감을 얻는 유형도 아닐뿐 더라 살인 자체를 즐기는 쾌락형 살인마도 아니었지만 이조차도 짐작일 뿐 그걸 증명할 수 없을 정도로 남겨진 증거도 실수도 거의 없다.

시체를 정성스레 방부처리를 하고 옷을 입혀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는 이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모인 두 사람 중 특히 범죄 심리학자인 조이는 조금 특이한 경력이 있다.

그녀가 10대의 어린 시절 아무도 몰랐던 이웃집 남자의 정체 즉 그가 온 마을을 떠들썩하게 하고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연쇄살인범이란 걸 간파해낸 경험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아 범인 검거에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조용한 마을에서 벌어진 잔인한 강간살인사건은 모두를 패닉에 빠지게 했고 지역 경찰로서는 누구보다 빠른 범인의 검거가 절실했던 상황이지만 어린 소녀 조이의 증언과 그녀가 발견한 사실로 추론한 진실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처음의 의견을 수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될지라도...

어리다는 이유로 부모를 비롯해 아무도 자신을 믿지 않아 뻔히 보면서도 억울한 희생을 막지 못했던 경험은 그녀로 하여금 분명하지 않은 사실이나 예측은 누구에게도 말하려 하지 않고 혼자서만 고민하도록 하는 성향으로 굳어버리고 그런 그녀의 성향은 당연하게도 테이텀과 마찰을 빚을뿐 아니라 수사에 혼선을 빚게 되기도 하는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오류를 지적하기만 할 뿐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범인 검거는 요원해진다.

게다가 범인이라 짐작되는 사람의 횡보와 범죄현장의 묘사는 최소화하고 있어 범인의 심리상태는 알 수 있어도 독자로 하여금 누가 범인인지 추론해내기란 거의 힘들도록 해놨다.

그럼에도 조이의 근간을 흔들고 범죄 심리학자로서의 재능을 깨닫게 한 1997년의 살인사건들을 현재의 사건 사이사이 교차로 편집해놓아 그 당시의 사건에서 왜 조이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조이라는 캐릭터의 개성을 보여주고 또 현재 사건과의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자연스럽게 비교하도록 해놓고는 독자의 상상력을 부추기고 있다.

죽은 여자에게서만 사랑을 느끼는 범인의 이상심리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 그리고 아무런 연관도 없어 보이는 사건에서 하나씩 단서를 쫓아가 마침내 범인의 정체를 밝혀가는 과정이 아주 흥미롭게 그려져 있었고 마지막까지 느닷없는 한방을 숨겨둬 긴장감을 준 책이었다.

얼른 뒤편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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