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너를 생각해 아르테 미스터리 2
후지마루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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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아주 오래전에 사라졌던 옛 친구가 찾아왔다.

마치 어제 헤어진 것 같은 얼굴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다는 친구는 그날부터 여자의 집에 눌러앉어 이제는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녀의 본모습 즉 그녀가 마녀임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자는 지금 이대로 살고 싶어 한다.

주인공인 여대생 시즈쿠가 이 시대의 마지막 마녀라는 설정은 상당히 동화스럽다.

그리고 읽으면서 이런 다소 유치 하달 수 있는 소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자기가 궁금한데 읽다 보면 일본 소설 특유의 느낌이 강하게 난다는 걸 알 수 있다.

동화적인 소재로 사람들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모두가 행복하다는 결말이 아닌 어딘지 아쉬움이 남는 열린 결말로 여운을 남기는 것...

그런 가운데 에피소드들 하나하나에서 힐링 되는 요소를 넣어놓고 조금씩 읽는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있는 가끔 너를 생각해는 감성 미스터리의 완결판 같은 느낌을 준다.

일단 10년 만에 나타난 소꿉친구 소타라는 친구의 정체와 비밀이 이 책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그는 왜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졌으며 왜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지...

그리고 이 시대의 마지막 마녀이자 평범한 대학생인 시즈쿠가 왜 그렇게 사랑에 냉소적이고 모든 것에 부정적이며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부정하고 있는지... 어릴 적의 그녀는 자신이 마녀임을 자랑스러워하고 할머니로부터 들은 마녀의 사명에 강한 의무감을 지녔었는데 그랬던 그녀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를 밝혀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런 과정 중에 누군가를 돕는다는 마녀의 사명을 다하고자 하는 시즈쿠와 소타가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마녀의 도구 즉 마도구를 사용하면서 더불어 자신들의 과거도 떠올리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마녀의 도움이 필요했던 현재의 사람뿐만이 아니라 자신들 역시 조금씩 과거의 상처로부터 치유되어감을 깨닫게 된다.

소타와 마도구는 시즈쿠에게 있어 추억과 소통하고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한데 사실 사랑에 부정적이고 사람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시즈쿠는 어릴 적 큰 상처를 받은 후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자신도 모르는 새 주변 사람들에게 벽을 쌓아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마녀의 사명조차 거부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시즈쿠 옆에서 그녀의 상처를 같이 보듬어 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소타로 인해 원래의 자신의 모습을 점차 찾아가는 시즈쿠

어느새 스스로 마녀의 후예임을 거부했던 시즈쿠가 사람들의 행복을 도와주는 존재가 마녀이며 자신이 그런 마녀의 후예라는 걸 자랑스러워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은...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한편의 이쁜 동화나 만화 같은 느낌을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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