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크로스파이어 세트(총 6권)
지은이 실비아 데이 옮긴이 이주혜 / 21세기북스 / 2013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오래전 한참 이런 유의 책이 유행할 때 사놓고 잊어버린 책이었는데 주말에 모처럼 마음먹고 읽기 시작했고

짜증과 분노를 넘어 오기까지 부려가며 읽었는데 다 읽고 보니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을 때의 그 허탈함이란...

도대체 이 끝날 줄 모르는 이야기는 몇 편까지 끌고 갈 작정인 거지?

하는 오로지 그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보니 이후에 나온 책이 없다.

원래 아직 출간 전인 건지 아니면 국내에서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아 출간을 미룬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말은 모른다는 이야기

그래도 이전까지의 내용을 모아 유추해보면 대충은 알만하다.

대학 졸업 후 직장 때문에 뉴욕으로 온 에바는 우연히 같은 빌딩 엘리베이터에서 첫눈에 보자마자 5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고 성적으로 끌리는 남자를 발견하고 마치 사로잡힌 듯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그리고 운명적이게도 그 남자 역시 에바에게 뭔가 느낀 듯 이글이글 타는 눈으로 그녀에게 잠자리를 제안하는 대담함을 보인다.

당연하지만 에바는 이런 제안을 거절하고 그때부터 그 남자의 적극적인 공세가 시작되는데 알고 보니 이 남자가 세계 25대 갑부이자 젊고 섹시한 독신남인 기데온 크로스가 아닌가... 이런 걸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우연이라고 해야 할지...

어쨌든 자신이 가진 성적 매력과 부를 이용해 에바에게 마음껏 대시하고 그런 그를 피하기 힘든 에바가 마침내 정사를 치르는 데 그 장소가 범상치 않다.

달리는 리무진 차 안에서 자신은 그 사람과 마음이 통하지 않는 관계는 원치 않는다고 말한 바와 다르게 그에게 적극적으로 유혹해 원하는 바를 얻게 되는 에바

둘이서 엄청난 기쁨을 맛본 것도 잠시, 관계가 끝난 후의 기데온은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냉담하게 그녀를 대하고 이에 상처를 입은 에바는 그를 피하게 된다.

이후부터 둘이서 늘 사소한 일로 싸우고는 몸으로 그 화해하는 일이 반복되지만 늘 감정적이었던 에바는 크로스에게 흠뻑 빠져 헤어 나오기 힘들어하는 반면 크로스는 그녀의 모든 걸 통제하기 시작할 뿐 아니라 엄청난 질투심을 발휘해 그녀 주변의 모든 남자를 적대시한다.

크로스가 하는 걸 보면 그 역시 에바에게 빠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많은 걸 그녀에게 보여주지 않고 비밀스레 감추기만 하면서 둘 사이의 균열을 만든다.

알고 보면 두 사람 다 어릴 적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성적인 폭행을 당한 전력이 있었고 이 상처가 비밀이 되고 그 사람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발휘, 둘 다 마치 섹스 중독 같은 삶을 살고 있는듯한데 문제는 두 사람이 벌이는 행각이 시간도 장소도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 그야말로 자신이 원하면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다.

그걸 6권에다 쏟아내고 있는데 나중에는 읽다 지칠 정도로 별 내용도 없이 한 사람은 뭔가 문제가 생기면 혼자 해결한다는 핑계로 비밀스러운 행동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영문도 모른 채 남자의 마음이 변한 건지 고민하고 우울해하다 만나면 몸으로 푸는 패턴의 반복이 지겹게 느껴졌다.

사건이나 스토리 중심이 아닌 그야말로 씬 중심... 두 사람 주변에서 사건은 벌어지는 데 그 사건에 대한 묘사는 없고 그저 누군가의 입을 통해 사건의 진행 상황이나 진상을 밝히는 식이라 몰입감도 떨어지고 캐릭터들 역시 입체적이지 않아 매력을 느낄 수가 없다.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과도하게 섹스를 즐기거나 누군가를 걱정하는 걸 넘어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정상적인 범주가 아니라는 걸 제외하고라도...

사랑과 집착 그리고 고민을 모두 몸을 섞으면서 해결하는 두 사람은 왠지 사랑하는 연인이라기 보다 그냥 집착에 가까운 사이로 보여 달콤한 로맨스가 아닌 정사씬이 난무하는 에로 소설로 느껴졌다.

6권이나 되는 내용 중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 사람의 정사씬은 더 이상 설레지도 않고 아름답게 느껴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지겨움에 몸서리친 건 나뿐만은 아니겠지?

뒤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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