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 미 백
A.V. 가이거 지음, 김주희 옮김 / 파피펍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연예인들의 개인 sns계정 보안이 뚫어 개인 소장용 사진이나 지인들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이 모든 이들에게 공개되는 사건은 잊을만하면 벌어지는 일인데 그걸 볼 때마다 늘 생각하곤 했다.

개인 sns를 하지 않으면 안 되나?

나 같은 경우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고 이런 개인의 사생활을 누구와 공유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 늘 뭔가를 하던 뭔가를 먹던 그걸 사진으로 찍어서 이런 곳에 올리는 걸 당연시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사실인데 주변을 보면 어디에서나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 흔한 광경이 되었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여러 부작용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이 놓지 못하는 이유인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하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자신이 그들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본인이 밝히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집요하게 파고들어 몰래 사진을 찍거나 그들의 개인 계정까지 해킹하는 건 본인들은 관심이고 사랑이라 말하고 싶은지 몰라도 그건 애정을 빙자한 폭력이라 생각한다.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 에릭 숀이 그런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자신이 올린 트윗에 순식간에 읽지도 못할 속도로 댓글이 달리고 어딜가든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어대는....그야말로 사생활이라곤 없는 처지다.

하지만 정작 에릭은 10대 소녀들에게 열광적인 지지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이긴하지만 몇 달 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한 연예인이 그를 좋아하는 광팬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있고 난 후 팬들의 사랑이 두렵고 무섭다.

더 답답한 것은 자신의 이런 불안함과 두려움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고 케어를 해줘야 할 소속사와 매니저까지도 이런 그의 반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뿐 아니라 오히려 소녀팬들이 관심을 더 끌 수 있도록 자신의 트윗에 올리는 댓글이나 사진도 관리하려 한다.

자신이 원한 건 이런 게 아닌데... 그는 그저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하고 싶었을 뿐 할 수만 있다면 소속사와 계약을 맺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래서 매니저와 소속사 몰래 새로운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 그곳에다 자신이 아닌척하고 에릭 숀을 싫어하는 척하다 한 소녀팬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테사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6개월간 자신의 방을 벗어날 수 없는 심한 광장공포증에 걸린 소녀

그리고 그녀의 유일한 취미생활은 에릭의 공연 중계를 보고 에릭의 음악을 듣는 것이다.

그랬던 테사가 우연히 올린 팬픽을 본 에릭의 열혈팬이자 수많은 팔로우를 거느린 사람이 맞팔을 신청하고 그녀가 쓴 글을 퍼나르면서 순식간에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해 에릭과 소속사의 눈에 띈다.

그녀 역시 소속사가 만들어낸 섹시한 이미지만 보고 좋아하는 거라 여긴 에릭은 그녀에게 시비조로 말을 걸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예상하지 못한 글들이었고 그렇게 몇 번의 글이 오가면서 서로 팔로우하고 개인적인 디엠으로 서로의 생각을 묻기 시작한다.

이제껏 자신이 연예인으로서 느꼈던 불안과 공포를 한눈에 알아본 그녀와 깊이 공감하게 되었지만 테사는 그를 에릭 숀이 아닌 그가 만든 가상의 인물 테일러로 안다는 게 문제이기는 하나 그녀와 나누는 대화는 숨 쉴 곳 하나 없던 그에게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비록 글이긴 하지만 밤새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게 깊이 공감하며 십 대의 청춘들답게 금방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당연하게 서로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데 이 책이 로맨스 소설이었다면 여러 가지 난관을 뚫고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면서 행복한 결말을 맺는 걸로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지만 이 책은 시작부터 경찰이 두 사람을 따로 심문하면서 시작했던 만큼 두 사람의 만남에 사건이 연관되어 있다.

과연 두 사람은 어떤 일에 휘말려서 조서를 꾸민 걸까 궁금해하면서 읽다 보면 두 사람이 각자 가지고 있는 문제와 고민부터 시작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에 빠지는 모습까지를 볼 수 있는데 십 대들이 주인공인 만큼 글자체도 감각적이고 단순 명쾌해 막힘없이 읽혔다.

게다가 우리도 익히 그 악명을 들은바 있는 일명 사생팬들이 하는 행태와 그런 것에 노출된 연예인들의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도 조금 알게 되었지만 여느 스릴러와 달리 범죄사실이나 범죄자의 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을 열고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에 더 초점을 맞춰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을 뿐 아니라 요즘 트렌드에 맞는 소재라는 점도 점수를 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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