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퍼링 룸 스토리콜렉터 80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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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딘 쿤츠의 작품은 소재는 독특하고 소설적 재미는 좋지만 뭔가 살짝 아쉬운...이라고 할까

초반의 몰입도는 뛰어난데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조금 떨어지고 결말은 조금 애매할 때가 많아 좋아하는 스릴러 작가로 꼽기엔 부족했다.

이번의 작품도 큰 기대 없이 읽었는데 역시 초반부터 몰아붙이는 힘이 장난이 아니었지만 기존 다른 작품과 달리 끝까지 긴장감을 팽팽히 유지했을 뿐 아니라 스토리라인이 촘촘해 눈을 뗄수 없었다.새로운 딘 쿤츠였다.

제인 호크라는 전직 FBI 요원이 남편의 자살 사건을 쫓다 사람들에게 어떤 약물을 주사해서 그 사람을 조정하고 마치 살아있는 좀비 같은 상태로 만들어 원하는 바를 이루는데 이용하는 무리가 있음을 알고 그 무리의 핵심을 깨부수려 하는 고군분투의 과정을 담고 있는 게 제인 호크 시리즈의 주요 골자다.

물론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 역시 이들의 짓일뿐 아니라 그들은 어린 아들의 목숨을 걸고 위협하지만 제인은 그들을 추적하는 일을 중단하지 않는다.

자신이 중단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언제 어디서 자신 역시 세뇌당한 채 자신의 의지라곤 없이 마치 좀비떼처럼 그들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당할지 모르는 삶을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뒤를 쫓는 제인을 전국에 위험 수배자로 알려 본인의 얼굴로는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지만 그런 제인을 돕는 사람도 있어 오늘도 제인은 그들 무리의 수장 격인 DJ의 행방을 쫓는다.

한편 지역 보안관인 루서 틸먼은 한 사건을 맡으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호텔 레스토랑에 폭발물을 실은 채 불붙은 차로 뛰어들어 그곳에 모여있던 하원 의원이나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무고한 시민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피의자가 그가 평생을 알아왔던 사람이 한 짓이란 걸 믿지 않았고 그녀의 집을 찾아가서 발견한 그녀의 소설을 보면서 더욱 이런 의심이 커졌을 때 마치 누군가 그녀의 흔적을 지우듯 그녀의 집이 전소되어버린다.

그리고 찾아온 연방수사국의 태도는 더욱 이런 의심을 키우게 한다.

평생을 장애 아동을 교육하는데 헌신했던 그녀가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을까 하는 의문의 답을 찾다 그녀가 아이언 퍼니스라는 일급 휴양지 마을에 다녀오고 나서부터 달라졌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향하지만 그는 감시당하고 있었다.

제인 호크 역시 DJ의 측근 한 사람을 고문한 후 알아낸 사실을 근거로 역시 그곳 아이언 퍼니스로 향하지만 그녀를 쫓는 사람들 역시 만만치 않다.

그녀의 뒤를 쫓는 사람들은 돈과 권력 모두 가지고 있어 어디서든 원하는 걸 취할 수 있다.

제인을 전국 수배자로 할 수도 있고 도로 위의 CCTV며 안면인식 프로그램까지...생각지도 못했던 걸 이용해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찰이나 FBI, 연방 수사국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기에 제인이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이 좁고 제약이 따른다.

사방에서 촘촘하게 수사망이 좁혀오는 상황이지만 이런 핸디캡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FBI 전직 요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 사람이 아무리 주의를 기울이고 신중을 가해도 할 수 없는 부분까지 거침없이 찌르고 파헤쳐 들어가는 제인의 모습은 위태로우면서도 여전사답고 아슬아슬하면서도 서슴이 없다.

여전사답게 나쁜 놈을 처리하는 데 있어 거침이 없지만 한시라도 빨리 추적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위기에 처한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이나 여자들을 보면 모른 척 외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그들을 구출하는 모습에서 제인이라는 캐릭터의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모르고 살지만 얼마나 제한된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거리에만 나가면 여기저기 사방에서 찍는 CCTV며 내 모든 정보가 노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화된 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는 정부로 인해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정보 조작을 통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걸 깨달으면 답답해진다.

한 번씩 누군가로 인해 내 계정이 노출되었다는 경고 메일을 받을 때마다 섬뜩하고 불안감에 시달리는데 딘 쿤츠가 그린 세계는 이런 걱정보다 훨씬 더 무섭고 섬뜩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힘이 있는 어떤 집단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접근할려고 마음 먹으면 얼마나 쉽게 해치울수 있는지...게다가 여느 책의 결말처럼 나쁜 놈을 처리하고 어떡하든 희망적인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아무래도 시리즈의 끝에 가서야 어떤 결말을 얻게 될듯하지만 제인이 싸워야 할 대상의 힘이 너무나 거대하고 끝이 없어 쉽게 끝을 맺기 힘들 것도 같고 그 결말 역시 완벽한 결말을 하기 힘들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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