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고양이
모자쿠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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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올리자 마자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고 게시물마다 화제가 되었다는 웹툰 잔소리 고양이는 가만보면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많아 왜 인기를 얻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한 그림과 짧은 글이 요즘 트렌드에 맞기도 하고 특히 애완동물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에 어필할만것이 귀여운 고양이가 자신을 키우는 주인 격인 집사에게 오히려 마치 엄마처럼 잔소리를 한다는 설정은 어른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면서 잔소리하는 것보다 더 거부감 없이 귀담아듣게 된다는 부분이 맞아떨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다.

잔소리를 하는 이면에는 걱정이 담겨있고 그 걱정은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고양이가 자신을 키워주는 집사를 향한 사랑이 잔소리로 표현된다는 것인데 그 잔소리의 내용도 보면 흔히 듣는 말들이 대부분이다.

피곤한 몸으로 귀가한 후 화장을 미처 지우지 못하고 잠들던 날 엄마가 깨우면서 화장은 지우고 자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제법 있는 여자들이라면 고양이가 하는 잔소리가 새삼스러울듯하다.

같은 말이라도 하는 대상이 달라서인지 아니면 고양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워서인지 잔소리처럼 느껴지기 보다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소리처럼 느껴지는 건 나만은 아닐 듯

또한 늦게 자는 버릇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집사에게 하는 잔소리도 그렇고 술 마시고 귀가하는 사람에게 술 좀 줄이라는 소리도 그렇고 대부분이 일상에서 흔하게 듣는 걱정과 잔소리라는 것도 이 웹툰이 인기를 얻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고치고 싶은 것들을 귀여운 고양이의 입을 빌려 잘못을 지적하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라고 타이르기도 하지만 무조건 잔소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나 작은 실패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북돋는 말을 고양이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등 강약을 조절하고 있는 것도 이 웹툰의 인기 요인이 아닐까 싶다.

마치 친한 언니처럼 술 좀 작작 마시라고 일찍 좀 자라고 정리 좀 잘하라고 쫑알대는 것 같은 귀여운 고양이의 잔소리를 보면서 이런 잔소리라면 몇 번을 들어도 짜증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심각하고 무거운 고민이나 걱정이었다면 고양이의 입을 빌린 잔소리는 신기하긴 해도 괴리가 느껴지고 그 충고가 와닿지 않을 것 같은데 일상에서 누구나 흔히 듣지만 잘 고쳐지지않는 생활습관을 탓하는 잔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도 인기를 끈 영리한 전략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웃긴 건 잔소리를 하는 게 큰 개가 아니라 왠지 예민할 것 같은 고양이가 한다는 게 묘하게 잘 어울려서 더 재밌었던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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