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 애견인만큼 애묘인들이 많이 늘어났음을 느낀다.
여기저기에서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의 사진을 올려놓고 그 사랑스러움을 자랑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고양이와의 일상을 올려놓은 사진을
보는 것도 흔해졌는데 그 대부분의 사진이란 게 젊은 여성의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고양이하면 왠지 젊은 여성과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져 할머니와 고양이라는 게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고양이를 키우는 게 어찌 젊은 사람들 뿐일까만은 아마도 자신의 일상을 꾸준히 올리는 게 요즘 사람들의 유행이다보니 대부분 그런
일에 적극적인 젊은 사람들과 고양이의 사진이 많고 그래서 이런 선입견을 갖게 된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사진 속의 고양이는 대부분 비싼 값에 분양되는 고양이일 경우가 많아서 그런 사진 속의 고양이와 길고양이는 같은 고양이임에도
바라보는 시선도 대우도 천지차이가 난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길고양이에 대한 시선과 처우가 조금은 달라진 걸 느끼는데 여기저기에서 올라오는 사진이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경험담들이 책으로도 웹툰으로도 나와서 음식 쓰레기를 먹고 한밤에 소리 높여 울기나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희석된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 사진은 참으로 사랑스러웠다.
무슨 무슨 종이라는 비싼 고양이도 아니고 그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예쁜 아가씨도 아닐뿐 아니라 고양이를 이쁘게 치장할 줄도
모르지만 누구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그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사랑받고 자라는 것들에게서는 사랑받는 대서 오는 여유가 느껴진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해도 사랑받는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은 여유로 나타나고 그 여유로움은 또 다른 사랑스러움으로 나타나는데 재개발로
슬슬 사라져가는 동네를 찾아다니며 그곳의 풍경과 고양이 사진을 주로 찍은 작가의 사진에서 그 여유와 사랑스러움이 참으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재개발을 앞두고 조금씩 철거되는 동네
그리고 그 동네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가던 할머니와 할머니들의 가족이 된 고양이들의 사연은 때로는 감동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유쾌하기도 했다.
자식을 낳지 못한 할머니에게 사랑하는 자식 대신이기도 했고 홀로 있는 할머니에겐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 서로에게 가족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할머니들과 고양이의 사연은 짠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아픈 몸을 이끌고 고양이에게 줄 명태국을 끓이던 할머니와 고양이의 사연은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과 이별에 목이
멨다.
갈 곳 없는 어린 고양이를 불쌍히 여겨 먹이를 주다 어느새 정이 들어버린 것처럼 처음에는 할머니가 고양이를 돌봤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누가 누구를 돌보는지 모를 정도로 서로에게 깊이 애정을 느끼는 고양이와 할머니의 관계는 사람과 동물이라는 관계를 넘어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깊은 애정이 사진 속에 제대로 담겨있었다.
별다를 것 없는 그들의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사진과 짧은 글 속에 그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도 느껴져 전체적으로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이렇게도 고양이의 특징과 사랑스러움을 제대로 담았을까 감탄스러울 정도로 극강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준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