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스토리콜렉터 79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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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한 집에서 벌어지는 으스스 한 일들을 그리고 있는 미쓰다 신조의 무서운 집 시리즈

그 마지막 결정판이 이 책이다.

이번에도 새로운 저택으로 간 10살 소년이 경험하는 비일상적이면서 무섭고도 괴이한 사건들을 그리고 있는데 가만 보면 무서운 집 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모두 10세 전후의 남자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도 사춘기를 겪지 않은 아직 어린아이의 맑은 눈에는 보통의 사람들이 볼 수 없는걸 보거나 혹은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왜 남자 아이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데 어쩌면 집이나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재빨리 부모님이나 주변인들에게 알리는 여자아이들보다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부모님에게 말할 생각을 잘하지 않는 남자아이들 쪽이 주인공으로 좀 더 적합해서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 아이들이 뭔가 이상하거나 무서운 걸 보고서도 부모나 어른에게 말하지 않음으로써 혼자 겪고 느끼는 공포 혹은 두려움... 그것이 소설의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설령 그런 이상한 점을 부모나 주위 사람에게 말하더라도 제대로 표현할 말주변도 없거니와 그런 부조리한 현상을 쉽게 믿으려 들지 않는 어른들 때문에 아이가 혼자 짊어져야 할 비밀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고 끝내는 쉽게 풀 수도 있는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원인이 되면서 독자로 하여금 극강의 공포를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책 마가에서도 마찬가지 경우인데 곁에서 무서워하는 아이의 말을 들어줄 어른이 없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엄마가 재혼을 하게 되고 새아버지와 친해질 시간도 없이 새아버지의 일 때문에 혼자서만 일본에 남게 될 예정인 유마는 새 집도 새아버지도 모두가 낯설기만 하다.

그런 마당에 유일한 가족인 엄마마저 방학이 되면 미국으로 갈 계획이라 방학이 기쁘지만은 않은데 새아버지와 가족이 되면서 삼촌이 된 도모노리가 집으로 가는 유마를 데리고 그의 별장으로 이끈다.

자신에게 친절하고 유쾌한 삼촌을 잘 따르던 유마에겐 다행스럽게도 엄마와 새아버지가 미국으로 가서 유마가 다닐 학교를 알아볼 동안 삼촌이 유마를 돌봐주기로 한 것

이제 걱정을 덜고 방학을 마음껏 즐기고 싶지만 삼촌은 가까운 삼촌의 아파트가 아닌 삼촌 소유의 별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가는 동안 그 별장을 삼촌이 소유하게 된 경위 즉 집 근처 숲에서 깜쪽같이 사라진 그 집 아이를 삼촌이 우연히 발견하면서 그 고마움으로 별장을 선물 받게 된 사정 이야기를 듣는데 들을수록 삼촌의 이야기가 심상치 않다.

그가 향하는 별장 주변의 숲에선 이렇게 가끔씩 아이들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돌아온 아이들이 기억을 못 한다는 것이다. 왜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은 건지 누가 자신을 데려간 건지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했다.

이런 일이 잦아서 마을 사람들은 그 숲을 두려워하고 금기시하지만 어디에 가도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있기 마련... 더군다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다 보니 사고는 잊을만하면 일어났다.

유마 역시 별장을 처음 본 순간부터 뭔가 으스스 한 느낌이 들었고 잠을 자다 깨어나 집안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지만 누구에게도 자신의 느끼는 두려움을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할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서만 두려움에 떨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괴이한 사건의 중심으로 휩쓸리게 된다.

옛날부터 귀신이나 유령은 사람을 무섭게는 해도 해를 끼치지는 않는데 사람을 해치는 건 항상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기에도 어김없이 사람을 해치려 드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교묘하게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이나 괴이한 현상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이나 이득을 취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그들의 행태는 사람을 해치는 마귀나 악령의 행태보다 더 섬뜩하고 악의적이다. 또한 어느 정도 사건의 진상을 눈치챘으면서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른 척 외면했던 마을 사람들 역시 공범 아닌 공범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의 호기심과 순수함을 이용한 어른들의 욕심과 이기심이 무서운 괴담이 되어가는 과정이 작가의 장점을 살려 섬뜩하게 그려졌고 현실과 괴이함이 뒤섞여 으스스함을 제대로 살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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