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숨겨진 얼굴 -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조작부터 은밀한 섹스 토이까지
라이나 스탐볼리스카 지음, 허린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부터 노인까지 인터넷을 쓰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생활화되었지만 사용하면서도 늘 불안한 게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한 번쯤 생각해봤을 보안 문제

특히 요즘은 손에 들고 다니기 간편한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 및 온갖 온라인 쇼핑은 물론 카드 결제까지 이루어지다 보니 편리한 건 좋지만 누군가 나의 정보를 빼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오싹해진다.

이 책에서도 그런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단순히 정기적으로 바이러스를 검사하고 업데이트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게 더 문제다.

이렇게 개인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인터넷을 이용해서 다른 나라의 문제에 간섭하거나 대중을 기만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이용한다면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책의 부제처럼 미국 대통령선거 막판을 온통 뒤흔들었던 민주당 캠프의 이메일 해킹 문제부터 현 대통령인 트럼프를 돕기 위해 러시아가 은밀히 선거를 조작했다는 스캔들까지 모두가 인터넷을 이용했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정말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는가인데 전문 해커들이 여러 경로를 이용해서 IP 추적도 쉽지 않고 설령 찾았다 해도 그게 반드시 러시아가 한 짓인지 명확히 밝혀낼 수 없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해킹의 배후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밝혀낸 것이라곤 그 IP 가 가리키는 곳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의 어느 곳이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가가 직접 배후를 밝혀내는 데에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개인이 그 배후를 밝힌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그저 우리는 자주 업데이트를 하고 바이러스를 검사하면서 수상한 메일은 열어보지 않고 비밀번호를 자주 바꿔주는 것이라도 해야 그나마 조금은 안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인터넷의 편리함에 비해 무서운 점은 이걸 이용해서 국가가 국민들을 쉽게 조종하는 데 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의 의도적인 확산으로 논조를 바꿔버리고 결국은 처음 제시되었던 문제에서 저만치 멀어져 엉뚱한 일이 도마에 오른다던가 아니면 출처가 의심스러운 정보가 미묘한 시기에 흘러나와 국민들의 관심을 돌려버리게 하는 것들을 보면서 누군가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이용하고자 마음먹는다면 엄청난 일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위기감을 느끼는 건 나 한 사람만은 아니리라.

위키리크스의 고발로 드러난 각국에서 위험인물이 아닌 평범한 자국민을 상대로 엄청난 양의 도청및 감청을 한다는 것도 그렇고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정보의 방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다 보면 온 사방에서 내 정보를 가지고 이용해먹으려는 사냥꾼 같은 놈들 뿐인 것 같아 섬뜩하기도 했지만 문제는 이런 걸 알면서도 개인이 어떻게 해 볼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기술은 나날이 발달했고 더불어 해킹 기술 역시 발달해 그걸로 남의 정보를 훔쳐서 팔아먹고 또 그 기술을 이용해 온갖 정보를 사고파는 시장까지 존재하는 마당에 우리는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그저 눈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건가 답답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뾰족한 수는 없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정보의 노출은 감당해야 할 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저 늘 새로운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최신 패치 보안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조심하는 것... 그리고 놓인 정보를 무조건 신뢰하지 말고 한 번쯤 그 배경을 의심해보는 것만이 눈뜨고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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